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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글쓴이
강건모 저
출판사
싱긋
출판일
2018년 6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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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강건모

에세이스트, 문학편집자, 사진가, 뮤지션, 영상제작자. 지은 책으로 사진에세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이 있고, 일상에 감춰진 의미 있는 순간, 이야기가 피어나는 삶의 결정적 순간을 다양한 예술 언어로 담아내고 있다. 2023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받았다.

책 소개

분야에세이
슬픔을 품는 따뜻한 얼음의 메시지
힘내라는 한마디보다 더 깊은 위로가 되는 공감의 시선


헤르츠티어라는 사진가가 있다. 그는 사진으로 글을 쓰고, 글로 사진을 찍는 사람이다. 마음을 뜻하는 독일어 ‘herz’와 짐승을 의미하는 ‘tier’의 합성조어로,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헤르타 뮐러의 동명 소설(『마음짐승』) 속 한 문장에서 그 이름을 빌려왔다. 낮에는 문학편집자로, 퇴근 후에는 길에서 사진 줍는 사람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그는 길 위의 성실한 관찰자로서 우리 삶의 비의와 사랑, 슬픔이 맺혀 있는 인상 깊은 순간들을 사진에 담아왔고, 그라폴리오 스토리전 Vol.1에 참여해 석 달간 첫 사진전을 갖기도 했다.

사진에세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머무를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슬픔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부제에서 엿볼 수 있듯 한 세계를 이루는 사랑과 그 세계가 일순 사라져버렸을 때의 상실의 감각이 주를 이룬다. 누구나 느끼는 감정이면서 또 쉽게 공유할 수 없는 아픔인 상실감과 슬픔에 대해 말하는 것이, 어둠 속을 더듬어 빛을 찾아가는 사진의 원리나 과정과 비슷하다고 작가 헤르츠티어는 말한다.

이따금 오래전에 찍은 사진 파일들을 열어 보다 그 낯섦에 잠시 고개를 갸웃할 때가 있다. 분명 내가 찍은 사진인데, 왜 찍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거나 이제는 별 감정 없이 볼 수 있게 된 게 낯설기도 하다. 장면을 포착해 셔터를 누른 나, 사진 속 대상과 교감하며 셔터를 눌렀던 나는 지금의 나와 전혀 다른 존재인 것만 같다. 작가이자 미술평론가 존 버거는 모든 사진에는 내레이터가 있다고 말한다. 무심히 찍은 한 장의 사진에조차 촬영자의 시선이 있고, 그 순간의 교감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나와 함께 있었던 연약하고 무상한 존재들의 숨을 기억하는 방식, 그것이 사진 예술의 한 특성이기도 할 것이다. 헤르츠티어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은 곁에 있을 땐 있음을 보고, 없을 땐 그 없음을 보려고 애쓴 사진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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