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랏일은 이미 잘못되었고 나라의 근본은 이미 없어졌으며 하늘의 뜻도 민심도 이미 떠나버렸습니다.
비유컨대, 큰 고목나무가 100년 동안 벌레에 먹혀 속이 팰 대로 패고 그 진이 다 말라버려
언제 폭풍우가 닥쳐와 쓰러질지 모르는 지경에 이른 지 이미 오래입니다."
1555년(명종 10년), 조정을 발칵 뒤집어 놓은 이 상소의 주인공은 영남학파 경상우도를 대표하는 유학자 남명 조식이었다. 그는 상소를 통해 문정왕후를 과부로 비유하며 외도정치와 조정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거론했다. 그와 같이 왕의 부름을 거부하고 목숨을 건 직언을 불사했던 강직한 신하들을, 역사는 '직신(直臣)이라 불렀다.
『직신 : 죽음도 불사했던 강직한 선비들』은 명예를 초월하여 목숨을 내놓고 임금에게 직언했던 조선 시대 직신 13명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언로를 활짝 열고 신하들의 바른 의견을 들어달라'한 율곡 이이와 '서자에게도 벼슬길을 열어 달라'고 주장하며 임금에게 반기를 들었던 문체반정의 당사자 연암 박지원 등 직언과 직설, 또는 청렴결백하고 의기 있는 행동으로 왕을 깨우치려 했던 발칙한 신하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군주보다는 백성을 두려워하고, 철저히 백성의 편에 서서 뜻을 굽히지 않았던 이들. 이 대쪽같은 선비들의 불요불굴의 정신을 통해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가치는 무엇인지 깨닫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