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문단의 총아 김경주,
2년간의 담금질로 완성한 파격의 에세이!
시, 희곡, 에세이 등 장르를 넘나들며 왕성한 글쓰기를 해온 문단의 총아 김경주, 그가 2년여 침묵의 시간을 깨고 산문집 『밀어』로 돌아왔다. 2009년 김수영 문학상 수상 시집 『시차의 눈을 달랜다』를 발표한 이후 이 책의 집필에 몰두해온 작가는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자료를 수집하고, 백여 권에 달하는 관련 서적을 탐독하고, 수십 차례 쓰고 고치기를 반복하며 날카롭고 단단한 글을 벼려냈다. 그렇게 탄생한 이 책은 몸에 대한 우리 시대의 가장 전위이고 가장 예술적인 텍스트로, 시와 에세이와 미학서의 경계에 선 완전히 새로운 장르의 문학으로 우리 곁에 찾아왔다.
『밀어』에서 몸은 주제이자 곧 형식이다. 작가는 몸의 유기적 관계성보다는 몸의 부위 자체가 지닌 개별성에 주목한다. 특히 전체와 상응하는 듯하면서도 개별적 목적성을 지닌 신체의 각 단어들, 지칭들에 주목하고 각각의 이름들이 왜 그렇게 불리게 되었는지 그 시원을 상상하면서 기존 언어가 가 닿지 못한 파격적인 은유와 상징으로 몸의 언어와 감각의 무한 확장을 꾀한다.
다이어트, 성형, S라인과 초콜릿 복근… 몸을 몸 아닌 것으로 화하는 천박한 담론의 범람 속에서 이 책이 하고 있는 작업은 우리 몸이 가진 태곳적 아름다움을 복원하는 지난한 과정이기도 하다. 작가는 귓불, 솜털, 뺨, 입술, 쇄골, 유두, 항문, 불알, 복사뼈 등 마흔여섯 가지 우리 몸의 부분들을 하나하나 짚어 언어의 산책로를 내고, 깊이 응시하고 은밀하게 더듬어 때로는 관능적이고 때로는 숭고하게 표현해냈다. 철학, 언어학, 역사학 등 인문적 고찰에서 시작한 글쓰기는 이내 학문 간 경계를 훌쩍 넘어 민속학, 생물학, 의학, 운기학(우주법칙과 자연현상을 연구해 운명을 점치는 학문)까지 아우르며 전방위적 고찰로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