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김대중’에 관한 가장 냉정한 평전
‘정치인 김대중’에 관한 가장 세밀한 정치 리포트
우리 현대사에서 ‘김대중’만큼 오랜 시간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은 없었다. 살아생전에도, 영면에 든 지금까지도 그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그를 ‘슨상님’이라 부르며 성인聖人처럼 숭배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이름만 들어도 인상을 찌푸리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 공존하고 있다. 이처럼 ‘김대중’에 대한 평가가 갈리는 이유도 그가 우리 사회와 정치에 끼친 영향이 대단했기 때문이리라.
만약 김대중이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다면, ‘대통령 노무현’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모두가 ‘독불장군’이라 외면했던 노무현을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발탁하고, 집권 민주당 고문직을 맡기고, 마침내 자신의 후계자로 뒷받침해 준 김대중이 없었다면, ‘노풍盧風’은 미풍에 그쳤을 게 뻔하다.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 그룹과 진보 진영이 대거 정치권에 입성한 것도 김대중 집권 이후라는 걸 고려하면, ‘진보 대 보수’의 경쟁 구도 형성에도 그의 역할은 결정적이었다. 한마디로 그는 대한민국 사회를 바꿔 놓았다.
그의 승리는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일흔이 넘은 김대중에게 제15대 대통령 선거는 마지막 기회였다. 그래서 전부 아니면 전무인, 너무나도 두려운 도박을 했다. 보수 세력을 끌어안기 위해 김종필과 손을 잡았다. 동시에 집권 플랜을 마련하기 위해 비밀리에 팀을 구성하고, 클린턴과 블레어의 집권 과정을 면밀히 연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