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마흔, 쉰… 일상적인 하루하루 사이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커다란 이정표는 누구에게나 아쉬움과 부담감으로 다가오게 마련이다. 그 중에서도 우리는 유독 마흔이라는 숫자 앞에서 더욱 주춤하게 된다.
무엇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는 늦었고, 버젓이 이루어놓은 것도 없는 조급함, 여기에 자녀 양육과 부모 부양, 그리고 책임져야 할 사회적 지위 등 현실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반복되는 일상에 대한 권태로움과 존재조차 무감각해진 동반자 등 타성에 젖어버린 무기력은 마흔을 선뜻 용납할 수 없도록 만든다.
이 책은 나이듦의 진정한 가치를 전함으로써, 중년 이후의 삶에 대하여 기대를 품게 만든다. 저자인 소노 아야코는 이 책을 통하여 마흔 이후의 삶이야말로 지금까지 발휘할 수 없었던 혜안을 통해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음미하며 완성해나갈 수 있는 시기라고 전한다.
저자는 서두에 “오래 전부터 중년이후에 대해 써보고 싶었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는 70년을 넘게 살아온 인생 선배로서, 제대로 우러난 인생의 참묘미를 곱씹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소노 아야코는 중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계산대로 되지 않는 인생에 대한 통찰력이 생기면서 인생의 의미를 알아가게 된다고 말한다.
분명 나이가 든다는 것에는 육체적 쇠퇴가 따른다. 중년 이후는 누구나 오체 만족이 될 수 없다. 그러나 바로 그 순간 깨닫게 된다. 걸어다닐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축복받은 일이며, 또 자기 스스로 먹을 수 있고 배설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를 말이다. 이렇듯 대부분의 사람들은 육체 소멸의 길을 영혼 완성의 길로 바꾸며 나아가게 된다.
게다가 추한 것, 비참한 것에서도 가치있는 인생을 발견해낼 수 있는 중년 이후가 되면 인생이란 계산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대부분 젊었을 때는 자신의 생각대로 되는 일에 쾌감을 느끼지만 중년 이후에는 자신의 견해, 예측, 희망 등이 어긋날 수 있다는 것을 납득하게 되고, 아무리 일이 안 풀려도 자살할 정도로 자신을 막다른 지경까지 몰아넣는 일은 없다. 물론 일이 잘 되어도 자신의 공 때문이 아니라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며 겸허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마음의 여유는 타인의 결점이나 실패에 대해서도 웃으면서 말할 수 있게 하고, 관대함과 용서로 이어진다. 실로 인간은 중년이 되어야 비로소 인생의 참묘미를 알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중년 이후에 가져야 할 삶의 자세와 방식을 접하게 된다. 이는 곧 지금까지 살아온 생애를 어떻게 음미하고 소화해내느냐에 따라 중년 이후의 삶이 달라질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따라서 ‘나이듦’에 대해서 불안해하거나, 또는 좀 더 멋있는 중년 이후를 생각하는 이들에게 곱씹어 볼 수 있는 조언이 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