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시인선 107 이수정 시집 『나는 네 번 태어난 기억이 있다』가 출간되었다. 2001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한 시인은 장장 17년이라는 장고 끝에 첫 시집을 내놓았다. 그래서인지 그의 시는 낯설거나 거친 언어가 아니라 오래도록 다듬은 자갈처럼 매끄러운 빛을 내는 맑은 단어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시집은 존재의 민낯을 확인하게 하면서도 읽는 이의 내면을 따뜻하게 한다. 이 역설적인 온도는 아마도 이수정이 제시하고 싶은 세계의 온도 그대로일 것이다. 그 안에서 시인이 내놓는 시어들과 함께 여행할 우리는 (어쩌면) 여러 차례 죽음을 경험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다시’ 태어남이야말로 가장 열렬히 존재하는 방식이 아니었던가. 재는 가장 뜨거운 열렬함 이후에 가장 부드러운 빛을 품게 되지 않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