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저자는 그런 상식의 성벽으로 이루어진 세계를 ‘물론의 세계’라고 부른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라, 뭐든 최선을 다해야지, 혼자는 외로워,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 등등 상식은 흔히 속담이나 충고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오랜 시간을 견디어내고 사람들 속에서 검증을 거쳤다는 점에서 이런 말들은 강력한 설득력을 가진다. 그런데 문제는 이 상식들이 모두에게 획일적으로 적용되면서 만고불변의 진리인 양 여겨진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내가 너를 생각해서 하는 말인데……” 하며 무심코 내뱉는 충고가 듣는 사람에게는 폭력이나 억압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다.
세상의 상식에 따르고자 하는 마음의 기저에는 실패를 피하려는 욕구가 있다. 예를 들어 실패 없는 여행을 하고 싶으면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라’는 속담을 따르면 된다. 유명 블로거가 극찬한 맛집을 찾아가고, 가장 괜찮다는 평가를 얻은 숙소를 예약하면 실패할 확률은 낮아진다. 하지만, 그런 사람에게는 길을 잃고 우연히 찾아 들어간 뒷골목에서 생애 최고의 여행을 시작하게 되는 행운은 절대 찾아오지 않는다. 뜻밖의 행운은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길에서는 결코 만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안전하고 실패 없는 삶도 좋겠지만, 그게 우리가 살아갈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길을 잃을 때 우리가 더 좋은 것을 만나리란 걸 믿는 마음으로, 그동안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당연하다고 믿었던 상식의 말을 의심해보자는 것이다. 그를 통해 무심코 내뱉는 충고들이 우리에게서 수많은 가능성과 다양성을 빼앗고 삶을 묶는 족쇄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닐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고 권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