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20일, 철거민 다섯 명이 목숨을 잃은 크나큰 사건 ‘용산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3년째다. 용산참사로 실형을 받은 철거민들은 여전히 차디찬 감옥에 갇혀 있고 유가족들의 아픔 또한 씻어지지 않았다. 평범하기만 하던 우리 이웃들은 가족들이 함께 모여 오손도손 지내던 집을 잃었다. 서로 의지하고 기대던 가족을 떠나보내야 했다. 도시를 새롭게 바꾸는 정책, 재개발. 화려한 도시는 철거민들의 눈물 위에 세워진다. 용산 남일당, 홍대 두리반, 명동 마리……, 언젠가 내가 살던 고향에까지 재개발은 뻗쳐 올지도 모른다. 철거민들의 시간은 그날 새벽에, 그대로 멈춰 있다. 용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평범한 사람들의 집을 빼앗고 죽음으로까지 몰고가는 ‘재개발 제도’와 ‘강제철거의 현실’을 근본부터 살펴보기 위해 『내가 살던 용산』을 그렸던 작가들을 주축으로 만화가 여섯 명이 다시 마음을 모았다.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에 대해, 40년 동안 끊임없이 이어져 온 재개발의 역사에 대해, 철거를 둘러싼 정책과 행정기관의 태도에 대해, 철거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무지막지하게 벌어지는 용역들의 폭력에 대해, 철거민의 시선으로 모든 것들을 파헤치고 있다. 잊느라 바쁜 사람들의 시계들 속에서 싸늘하게 멈춰있는 철거민들의 슬픈 목소리를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