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참 많이 쏟아져나온 '글쓰기 책', 빠짐없이 다 챙겨 보고 싶지만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읽을 책은 많기에 아쉽지만 흘려보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에세이 쓰기'라니! 맙소사, 대체 누가 이런 신선하고 똑소리 나는 생각을 했을까? 이 책은 도저히 그냥 흘려보낼 수 없기에 수영도 못하는 내가 책의 홍수에서 허우적대며 극적으로 건져 올려 품에 안았다. (에세이 쓰기 책 서평을 쓰며 맥주병이란 걸 고백하게 될 줄이야... ^^;;)

어디든 부담 없이 가방에 쏙 넣어 다니며 읽을 수 있는 아담한 크기, 깔끔하다 못해 단순하기까지 한 표지에서 '어서 와, 에세이 쓰기는 처음이지?'라며 손짓하는 것 같았다. 이쯤이면 누구든 이런 마성의 책을 쓴 작가가 누구일지 궁금해질 텐데, 역시 범상치 않은 인물이었다. 책이나 실컷 볼 마음으로 출판사에 입사하여 9년간 책을 만들었다는 김은경 작가. 에세이 전문 편집자로 활동하며 많은 히트작을 기획했지만 직장 생활 10년을 채우면 눌러앉으리란 두려움 때문에 사표를 던지고 부천의 작은 책방 '오킬로미터'에서 글쓰기 수업을 진행한다. 이 멋진 책은 '에세이 쓰기 책 한번 써보실래요?'라는 지인이자 호우 출판사 대표님의 한 마디로 시작됐다는!

책의 구성과 글의 길이가 상당히 인상 깊었다. 김은경 작가는 제목으로 주제를 전하고 1장에서 2장 분량의 짧은 글로 명쾌한 강의를 진행한다. 전하고 싶은 말은 많겠지만, 주제를 정확히 알려주며 꼭 필요한 말만 해주니 바로 이것이 대치동 족집게 강사의 기술인가 싶었다. (물론, 난 대치동 족집게 강사를 만나본 적은 없지만.) 한 호흡에 다 읽지 않았음에도, 집중해야 할 주제 제시와 짧은 설명 덕분인지 그 여운이 오래도록 남아 나의 감성 세포와 글쓰기 세포를 톡톡 자극했다.

★ 함께 공유하고 싶은 에세이 쓰기 비결 몇 가지 ★
글 쓸 시간이 없다면 유동적이지만 절대적인 스케줄을 세워 계속 글을 써라.
첫 문장에 시간을 투자할 것.
제목과 서문은 마지막에 쓴다.
아들, 손자, 며느리 누가 봐도 쉽게 읽을 수 있어야 좋은 문장이다.
명사로 마치거나 대화문으로 바꾸며 문단의 리듬을 살려라.
좋은 문장을 수집해라.
밑줄을 그을만한 문장을 만들어야 한다.

에세이에서 좋은 문장 한 줄이 가진 힘은 어마어마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한 줄만 있으면 그 한 줄이 이곳저곳으로 퍼져나가 책과 저자를 유명하게 만들어주니까요. (p218)

옆에서 하나하나 챙겨주는 글쓰기 과외를 받는 기분이라 더 귀하고 소중했던 시간. 이 책이 우리를 단숨에 작가로 만들어주진 않겠지만, 적어도 바른길로 안내하고 옳은 선택을 하도록 이끌어준다. '에세이'라는 글쓰기를 집중적으로 파헤친 책이기에, 작가를 꿈꾸며 자신의 소중한 일상과 경험을 글로 녹여내고픈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부디 <에세이를 써보고 싶으세요?>라는 책 덕분에 작가가 될 수 있었다고 인터뷰하는 날이 올 수 있기를! 그런 영광스러운 순간을 맞는다면 김은경 작가를 꼭 한번 뵙고 싶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