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2일,
한 사자의 죽음이 세상을 바꾸었다!
세실은 짐바브웨 황게 국립 공원(Hwange National Park)에서 가장 유명한 사자였다. 검은 털을 두른 갈기가 돋보였을 뿐만 아니라 사파리 차량이 접근해도 느긋하고 여유롭게 자리에 머무르곤 하여 관광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세실을 죽인 것은 켈리와 같은 트로피 사냥꾼(trophy hunter) 파머였다. 파머는 이미 세계 각지를 돌며 표범과 코뿔소 등 대형 야생 동물을 사냥한 전적의 치과 의사로서, 2015년 7월 1일 사냥이 금지된 보호 구역 경계에 설치한 코끼리 사체를 미끼로 세실을 유인해 화살을 쏘았다.
세실이 죽기 몇 주 전 그의 마지막 사진을 찍기도 했고, 황게 국립 공원의 사자들을 9년간 보호하며 관찰 연구해 온 사자 연구원 브렌트 스타펠캄프는 사자 세실의 죽음만이 아니라 삶, 그리고 사자 세실의 일대기가 우리에게 촉구하는 문제의식까지 기록했다. 이번에 ㈜사이언스북스에서 나오는 『세실의 전설: 인간과 사자의 공존을 꿈꾸는 사람들』은 브렌트 스타펠캄프의 기록을 책으로 옮긴 것이다. 사자 세실의 삶과 죽음, 그리고 그 이면에 있는 야생 자연 보호 현장의 역설들을 파헤친 문제작이자, 세실 사건을 본격적으로 다룬 책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출판되는 책이기도 하다. 『세실의 전설』을 우리말로 옮긴 남종영 기자는 2015년 여름 스타펠캄프와 처음 연락을 취한 이후 수차례 서신 교환을 통해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 후 스타펠캄프를 설득해 그의 기록을 [한겨레] 지면에 연재하도록 했다. 이 책은 그 연재와 스타펠캄프가 10년 가까이 찍어 온 황게 국립 공원 사자들의 사진 기록을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지금까지 이렇게 극적인 동물 이야기는 없었다. 그렇게 많은 언론이 황게 국립 공원으로, 내게로 찾아온 적도 없었다. 국립 공원 구역과 사냥 허가 구역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철길 위에 서서 인터뷰를 하던 나는 인터뷰를 몇 번째 하고 있는지 세다가 어느 순간 포기했다. 세실에 대한 나의 마지막 기억은 세계로 퍼져 나갔고, 지금 우리는 아프리카사자를 보전하기 위한 거대한 여론의 파도를 목도하고 있다. ― 브렌트 스타펠캄프(짐바브웨의 자연 보호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