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철, 최인훈과 함께 전후 문학의 감춰진 산맥
대표적인 월남 문인으로 한국 모더니즘 소설의 전범이 된 작가!
해방 공간과 한국전쟁 와중에 수많은 남한 문인들이 사회주의의 이상을 동경하여 이북으로 올라간 데 반해 북에서 남으로 내려온 문인들도 있었다. 김이석은 이렇게 월남한 문인들 중에서 가장 성공한 작가로 손꼽힌다.
1914년 7월 16일 평양에서 만석꾼 집안의 차남으로 태어난 김이석은 1936년 연희전문 문과를 중퇴하고 평양에서 《단층》이라는 동인지 활동을 시작했다. 김이석이 《단층》의 창간 동인으로서 추구한 것은 의식의 흐름을 중심으로 하는 모더니즘적인 심리소설 미학이었다. 1937년 스물세 살의 그가 《단층》에 발표한 처녀작 「환등」은 의식의 흐름 기법을 활용해 하룻밤 동안 주인공인 화자와 감옥에 갇힌 수인이라는 이중 구조로 엮인 심리 상태를 통해 억압적인 일제 식민지 상황을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이념 갈등으로 점철해온 시대 상황이 김이석 문학의 참된 가치를 있는 그대로 평가하고 탐색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던 면도 있다. 이제 이념적인 부분을 극복하려는 오늘의 시대정신이 김이석의 문학을 재평가할 기회를 마련했고 이는 우리 문학 발전을 위해 매우 의미 있는 일임에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