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문학과 미스터리 스릴러의 절묘한 접합으로 주목받았던 임성순 작가의 신작소설. 작가는 만화영화 같은 포복절도할 스토리와 기법, B급 영화 같은 키치적인 유머 속에 순문학의 깊이 있는 문제의식을 담은 新 하이브리드 문학으로 한국 문학의 스펙트럼을 더욱 넓히고 있다.
어느 날 세 청년이 똑같이 꿈속에 핑크빛 슬립을 입은 배우 문근영이 나타나 “사랑해요”라고 말하는 꿈을 꾸었다면 무슨 의미일까? 이 작품은 문근영 뒤에 거대한 음모세력이 있다는 음모론으로부터 출발해 은둔형 오타쿠, 찌질한 스토커, 조루 음모론자, 이 세상이 내놓은 찌질한 세 명의 ‘잉여남’들이 지구를 지키기 위해 문근영을 납치하며 벌어지는 좌충우돌 소동을 그리고 있다.
제목을 보는 순간 가장 먼저 ‘문근영이 우리가 아는 그 문근영이야?’ 하는 의문이 떠오를 것이다. 분명 소설 속의 문근영은 직업이 배우고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국민 여동생 문근영이다. 하지만 작가는 소설 시작 전에 분명히 그 문근영이 아니라고 의뭉을 떨고 있다. 거기에는 이 작품을 읽어 낼 키워드라고 할 만한 작가의 중요한 의도가 숨겨져 있다.
또한 이 작품은 전반적으로 만화와 광고, 인터넷 최신 유행어의 패러디와 패스티시로 이루어져 있다. 내용뿐만 아니라 형식적인 면에서도 극장 애니메이션을 본 딴 자막이 흐르고, 소제목은 대중음악 제목들이며, 각 부 사이에는 미드를 연상시키는 전편보기와 예고가 있다. 심지어 빈 페이지에는 출판사의 실제 도서 광고가 게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