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기 위해 어느 날 문득 일곱 번째 사표를 쓰고 먼 길을 떠난 한 남자가 있다. 대부분의 나쁜 기억은 길 위에 내려놓고 행복의 기준도 길 위에서 알았다는 여행 작가, 변종모. 그가 다시 여행자가 되었다. 그리고 독일, 미국, 터키, 시리아, 레바논, 요르단, 이집트, 그루지야, 아르메니아, 이란, 미얀마, 태국, 라오스…… 수없이 많은 국경을 넘나들며 그가 마주한 낯선 길 위의 풍경과 사람들을『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에 담았다.
그는 415일간 여행의 기록을 ‘반성문’이라 고백한다. 그 근원은 자주 비슷한 간격으로 여행하며 살았으나 일상으로 돌아와서는 여행에서의 행복과 여유를 끌어들이지 못한, 여행과 현실의 간격을 메우지 못한 데 대한 미욱함에 있다. 또한 그가 참으로 가치 있게 여기는 말, ‘같이’를 가치 있게 지켜내지 못한 데 대한 안타까움에 있다.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가치’ 있어야 진정 ‘같이’ 있는 것이라는 걸 너무 늦게 깨달은 미련함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조차 데려가지 않은 여행을 나섰지만 그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때로는 연인, 때로는 어머니와 누이…… 무시로 대상을 바꾸어 떠오르는 얼굴과 기억들. 낯선 길 위에서 그는 허다한 그리움과 마주하고야 만다. 가을밤, 낯선 땅의 뜨거운 대지가 작은 연인 곁에서 어디가 아픈지도 모르고 그냥 앓기만 해도 좋았던 시절을 불러오기도 하고, 추적추적 비 내리는 여름 바다에서 출렁이는 임종조차 지키지 못한 어머니의 모습을 마주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