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집 《풀밭 위의 돼지》, 《포주 이야기》, 《음악 이전의 책》, 《확장 소설》, 장편소설 《숨김없이 남김없이》, 《벌거숭이들》, 《러브 노이즈》, 한독오디오극 소설 《0장》과 자끄 드뉘망이란 이명으로 시집 《뿔바지》, 《자연사》, 《겨울말》을 출간했다. 2008년 한국일보문학상, 2012년 문지문학상, 2016년 김현문학패를 수상했다. 현재 숭실대학교 문예창작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김태용의 많은 소설들은 글쓰기 자체에 관한 것들이다. 새 소설집의 표제작 '포주 이야기' 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화자 포주는 ‘나는 포주였다’로 시작하는 유서를 쓰면서 다음 문장이 떠오르지 않아 괴로워한다. 이 무능한 화자는 곧 작가의 분신이다. 전직 포주인 화자는 무의탁 독거노인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나온 대학생에게서 처음 한글을 배운 뒤로 내적 분열을 일으킨다. 글을 알기 전까지는 포주로 살아온 삶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려는 욕망도 없던 화자는 “글을 쓸수록 나의 죄는 점점 부풀려지고 가중되어가는 것만 같다. 글 속에 은폐된 더 고약한 죄의 이력이 나를 괴롭힌다. 이상하게도 멈출 수가 없다. 기억을 불러내어 글을 쓸수록 기억에서 멀어지는 것만 같다”고 고백하는데, 글에 대한 이러한 불신은 글에 대해 품은 작가 자신의 불신이기도 하다.
이야기는 삶을 반영하고, 삶은 이야기에 의해서 반영된다고 할 때, 이야기는 삶 위에 서서 조감(전지적으로)하려고 한다. 하지만 김태용은 “바닥 아래로 파고드는 이야기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이야기를 바닥 아래로 끌어내린다. 이야기에 대한 작가의 이런 반골적 태도는 이야기를 신전에서 끌어내려 세상의 다른 사물들과 접촉하며 섞여드는 이 세상의 여러 사물들 가운데 일부로 만든다. 이것이 문학 이후의 문학을 계승하는 작가 김태용의 면모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