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앓게 된 희귀질병(시야가 점점 좁아지다가 결국 시력을 잃게 되는)으로 거의 시력을 잃은 중학교 1학년 영이라는 소녀가 눈 수술을 눈앞에 두고 환상의 세계에 들어가 겪게 되는 판타지가 주된 내용이다. 일종의 청소년 성장 소설이며 청소년 판타지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영이는 심장병을 앓고 있는 엄마와 함께 매달 종합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고 있는데, 어느 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병원을 찾은 영이와 엄마는 진료를 기다리며 병원 앞뜰에서 노란 달을 품고 있는 듯한 꽃마리를 보게 된다. 꽃을 보며 서로의 소원을 묻던 그때 영이는 완전히 시력을 잃게 되는데, 영이의 눈에는 꽃마리가 자꾸 보인다. 시력을 잃고 입원실 침대 위에 누워서도 영이의 눈에는 이상하게 엄마랑 보았던 꽃마리가 점점 더 보인다. 눈앞의 허공에 뜬 그러나 만지려 해도 만져지지 않는 꽃마리, 그런데 그 꽃의 노란 달처럼 생긴 구멍이 열리더니, 하얀 귀를 가진 누군가가 은빛 사다리를 내리는 게 아닌가.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토끼를 따라갔던 것처럼 영이는 하얀 귀를 따라 꽃마리 안으로 들어간다. 그곳의 주인은 사람인지 천사인지 확실치 않은 ‘라스’이다. 라스의 세계, 그곳은 그야말로 라스의 생각에 따라 ‘시냇물은 하천이 되고/ 하천은 강이 되’는 곳, 세상에 없는 세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