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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붉은 정원 2권 (완결)
글쓴이
서야 저
출판사
가하
출판일
2018년 7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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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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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야

서야

전주 거주.
한국로맨스작가협회원.
현재 ‘깨으른여자들’에서 활동 중.

▣ 출간작

에덴의 연인에게
달에 걸다
거인의 정원
허브
청혼
비타민
열병
은행나무에 걸린 장자
여름숲
11월의 나무
수면에 취하다
삼거리 한약방

책 소개

분야로맨스
1. 작품 소개

『난 당신에게 돌아가지 않아요.』
한여름 바람치고 지독히도 찬 저녁 바람. 그래서 심장이 서걱거리는 것이리라. 이 고통스러운 심장은 그저 바람 탓.

후명, 그대가 있는 곳엔 봄날의 꽃 향이 스민다. 네가 있는 그곳에 함께 있고 싶은데 부르지 않으면 가지 못하니, 알지 못하는 그대가 안타까울 뿐. 너는 어찌하여 나를 부르지 아니하는가?
바람이 불면 낙엽이 떨어지듯 그대가 부르면 나는 화답하리니.

『사랑하지 않는다?』
『네.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첸 공. 그것이 이유입니다.』
『무엇 때문이지? 네가 이토록 나를 거부하는 이유, 그때에 나를 떠난 이유. 그리고 그 진실을 나에게 말하지 않는 이유!』
『첸 공, 사랑하지 않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어요? 단지 마음이 허락되지 않는 것을. 당신을 단 한 순간도 사랑한 적 없습니다.』

2. 미리 보기

상처가 심장을 할퀴었다. 울컥, 피가 솟구쳤다. 움켜쥔 두 손에 힘줄이 퍼렇게 섰다.
『사랑하지 않는다?』
『네.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첸 공. 그것이 이유입니다.』
단호한 눈빛이 그를 똑바로 마주하였다. 거짓이다. 첸이 중얼거렸다. 사랑하는 눈빛을 읽지 못할 정도로 어리석지 않았다. 스무 살, 가혼회를 허락하였던 후명은 분명 그를 사랑하였다. 그리고 지금 또한. 거부하는 것과 사랑하지 않는 것은 다른 문제. 무엇이 이토록 이 아이의 마음을 닫아놓았는지 첸은 궁금하였다.
『나는 너를 믿지 않는다.』
잠긴 목소리로 첸이 말하였다.
『스무 살의 너는 분명 나를 사랑하였다. 입술은 거짓을 말하여도 눈동자는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 가혼회를 허락한 날, 분명 너는 나를 사랑한다 하였지. 네 입술이 아닌 네 눈동자가 말한 진실을 나는 믿었다. 무엇 때문이지? 네가 이토록 나를 거부하는 이유, 그때에 나를 떠난 이유. 그리고 그 진실을 나에게 말하지 않는 이유!』
속을 꿰뚫는 날카로움에 후명은 절로 움찔거렸다. 물러서는 후명의 팔을 첸이 재빨리 붙들었으나 후명은 대차게 그의 손길을 뿌리쳤다.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것은 그에 대한 사랑, 그리고 그녀의 자존심,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어디에서부터 설명을 해야 할지 알지 못하였으므로.
후명은 고통스러운 시선으로 첸을 보았다. 잊고 싶었고 버리고 싶었던 사람. 감정이 실리지 않는 차가운 붉은 눈동자도 한때에는 따스했고, 반듯한 입술 역시 한때에는 미소로 가득하였었다. 그때가 그리웠고, 아마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던져버릴 수 있으리라.
사랑하였다. 비록 도망칠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차마 진실을 말할 수 없었다. 그녀에게 갚아야 할 첸의 빚, 갚아야 할 의무가 되고 싶지 않은 건 그녀의 자존심. 여전히 아름다운 붉은 눈동자가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스무 살, 그해의 것처럼. 그 눈빛에 속아 사랑이라고 믿었던 그해.
후명은 양손을 마주 잡았다. 손가락이 떨리지 않아 다행이었다. 낮은 음성은 떨리지 않았고 담담하여 다행이었다.
『첸 공, 사랑하지 않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어요? 단지 마음이 허락되지 않는 것을. 스무 살의 그해, 그저 궁금했을 뿐이에요. 첸 가문의 여주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래서 당신을 갖고 싶었었죠. 그러다 한순간 깨달았을 뿐이에요. 아무리 첸 가문의 여주가 궁금하다 하여도 사랑 없이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타오르던 붉은 눈동자가 차갑게 식어 내렸다. 잔뜩 구겨진 미간도 반듯하게 풀어지고. 처음 그를 보았던 그때의 무표정한 눈빛이 뒤로 물러섰다. 마치 감정 없는 인형처럼.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었다. 아팠지만 후명은 곧은 시선으로 첸을 보았다.
『첸 공, 당신을 단 한 순간도 사랑한 적 없습니다. 그것이 퇴혼의 이유예요. 아버지는 차마 말하지 못하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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