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명문사립 세인트앤스스쿨 현직 수학교사가 쓰고,
수포자를 위해 하버드대학교 출판사에서 펴낸 산수책
실생활에서 필요한 사칙연산은 계산기로 가능하고, 복잡한 공식은 평생 쓸 일도 없다. 그래도 수학을 포기할 수 없다면 ‘공부’가 아닌 ‘놀이’로 접근하면 어떨까? ‘수학’이 아닌 ‘산수’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보면 어떨까? 신간 『숫자 갖고 놀고 있네』가 전하는 메시지다. 이 책의 저자 폴 록하트는 미국의 명문사립 세인트앤스스쿨의 수학교사이며, 이 책 또한 하버드대학교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저자는 우리가 지금껏 수학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왔다면서 그러한 당연함을 낯선 시선으로 바라본다. 인간이 어떤 역사적 여정을 거쳐 현재의 수 체계를 사용하게 되었는지를 살펴보고, 거기에 담긴 철학적, 문화적 의미가 무엇인지를 탐구한다. 또한 사칙연산과 분수, 음수, 경우의 수, 계수기 등에 얽힌 이야기를 풀어가며 복잡한 공식의 늪에 빠져 흥미를 잃었던 수포자에게 수학의 진정한 재미를 되돌려준다.
저자는 전하는 숫자 이야기는 흥미로우면서도 깊이가 있다. 1부에서는 인류가 처음으로 숫자라는 개념에 눈을 뜨게 된 이유, 다양한 수 체계의 표현방식, 서로 다른 숫자 언어가 통역되고 통일되는 과정을 설명한다. 저자가 만들어낸 세 원시부족(손 부족, 바나나 부족, 나무 부족) 사례가 이해를 돕는다.
2부에서는 역사의 흐름에 따라 이집트의 상형문자, 로마자, 한자, 인도-아라비아 숫자에 대해 설명하며, 수백 수천 년 전으로 돌아가 각 언어권의 계산법으로 셈을 해본다. 돌멩이, 타불라(로마시대 계산기), 주판 등으로 큰 수를 더하고 빼다가 인도-아라비아 숫자로 할 때면 현재 우리가 얼마나 편리한 방식으로 셈을 하고 있는지 새삼 고마울 따름이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곱셈, 나눗셈, 분수, 음수, 경우의 수를 설명한다. 단순히 정확한 답을 얻어내기 위한 계산이라면 ‘다 아는 걸 왜 이렇게 복잡하게 설명할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각각의 계산법이 존재하는 이유와 그 계산 과정에서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지는지를 보면서 수학의 매력에 깊이 빠져들게 된다. 자동차 운전보다 작동원리에 더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