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극본, 긴장감 넘치는 연출,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로 주목을 받았던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는, 한 단계 진전된 ‘팩션faction 사극’의 가능성을 보여 주며 ‘한글 창제’와 ‘세종 시대’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이 드라마의 가장 큰 특징은, 과거 역사를 단순히 보여주기에 그치지 않고, 그 안에서 '지금, 이곳'의 문제를 담아내고 현재적 질문을 끊임없이 던졌다는 데 있다.
이 책은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다루었던 태종과 세종의 갈등, 한글 창제에 얽힌 비밀, 밀본으로 대표되는 왕과 사대부의 권력투쟁, 인간 세종의 다양한 면모와 그의 시대를 함께 만들었던 사람들, 세종 이후 만들어진 또 다른 조선의 모습을 역사적 맥락에서 입체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세종의 나라’ 조선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모두의 진심을 얻어 그들을 품는 조선”을 만들고 싶었던 세종은, 그의 바람대로 조선 최고의 성군으로 이름을 남겼으나, 형제들을 무참히 살육한 아버지의 아들이자 조카를 죽이고 왕위에 오른 아들의 아버지로 살아야 했다. 백성들을 위해 글자를 만들었지만 세상은 크게 변하지 않았고 백성들은 계속 어리석은 채로 살았다. 사대부들은 건재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자신들의 권력을 강화했다. 정기준은 세종의 조선을 냉소했고 한명회는 ‘세종의 조선’을 박살내겠다고 이를 갈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으며, 꽃이 아름답고 열매가 풍성하다'는 그만의 정치 화두를 남긴 세종이 만들고자 했던 세상은 지금 우리의 세계와 어떻게 연결되는가? 세종이 말한 뿌리는 무엇이며, 그 꽃과 열매는 무엇인가? 모두의 진심을 얻어내어, 모두를 오직 품고자 했던 세종의 역사에서 그 답을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