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요즘 내가 읽고 있는 책이 있어요. 한번 읽어볼래요?
뭐, 싫으면 말고요….”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를 말해주는 독서칼럼은 많다. 하지만 어떤 책이 어떤 점에서 나쁜 책인지를 알려주는 독서칼럼은 드물다. 좋은 책을 알아보는 안목만큼이나 나쁜 책을 알아보는 안목도 소중하지 않는가. 책과 마주하는 순간, 쉼보르스카는 그 어떤 가식도 없이 온전히 그 자신이 된다. 폴란드 문단을 대표하는 지식인도, 존경받는 노벨상 수상자도 아닌, 순수한 ‘애호가’이자 겸허한 ‘아마추어’의 입장에서 모든 권위를 내려놓은 채, 오로지 책에만 집중한다. 그렇기에 모르는 것에 대해 절대로 아는 척하지 않으며, 마음에 들지 않는 책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진솔하게 털어놓는다. 누구보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기에 때로는 혹평도 서슴지 않는다.
우리는 이 서평집 덕분에 살바도르 달리보다 르네 마그리트를 좋아하고, 새와 고양이를 사랑하고, 오래된 영화를 즐겨 보고, 선사시대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고, 흡연이 몸에 좋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끝내 담배를 끊지 못하고, 찰스 디킨스와 우디 앨런, 프레데리크 쇼팽, 엘라 피츠제럴드이 열혈 팬이고, 옷차림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지적인 스타일의 남자에게 끌리고, 선배 시인 체스와프 미워쉬 앞에서는 항상 소녀 팬처럼 얼굴을 붉히는 쉼보르스카의 인간적인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