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나라별, 민족별로 다양한 성인식 행사가 있었다. 우리나라도 어린이가 어른이 되면, 남자는 갓을 쓰고, 여자는 쪽을 지는 관례를 통해 성인이 되었음을 공식적으로 알리곤 했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반드시 거쳐야 하는 의식인 ‘관혼상제' 의 통과의례 중 하나로 첫째 관문인 ‘관’에 해당된다. 유아기적 자아의 상태에서 가장 처음 겪는 변화이며 의식인 ‘성장’의 통과의례는 개인과 문화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이런 시기는 대부분 사춘기를 기점으로 찾아온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사람마다 제각각이며 또 그 사람의 내부에 자리한 성장의 영역마다 그 시기가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통과의례에 대한 정의는 그야말로 각양각색의 개성적인 모습을 띤다.
이런 개성적이고 다양한 ‘성장’의 통과의례의 한 형태를 보여 주는 것이 바로 제리 스피넬리의 성장소설 『잔혹한 통과의례』이다. 웨이머 마을의 가족 축제 기간에 열리는 ‘비둘기의 날’은 5천 마리의 비둘기를 총으로 쏴 가장 많이 명중하는 사람에게 명사수 상을 수여하는 축제다. 이때 열 살이 된 남자라면 누구나 ‘링어’가 되어야 하는데, 바로 상처 입은 비둘기의 목을 비틀어 고통을 잠재워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마을의 오랜 전통이며 또래 집단에서 마치 훈장처럼 여겨지는 ‘링어’가 비둘기를 사랑하는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인 주인공 파머를 옥죄기 시작한다.
‘뉴베리 상’을 두 번이나 수상하며 어린이와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들까지 두루 애독하는 성장소설을 써 내는 작가로 유명한 작가 제리 스피넬리는 『잔혹한 통과의례』를 통해, 주인공 파머는 과연 왜곡된 관습에 어떻게 저항하여 자신의 자아를 지켜낼 것인지에 대해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