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욱은 1938년「시들은 마을」로 등단한 이래 작고한 1972년까지 중ㆍ단편소설 83여 편, 장편소설 19편, 수필 20편, 비평과 평론 18편 등 과히 적지 않은 수의 소설과 수필, 비평을 발표하였고 편저ㆍ역본을 포함한 단행본을 25여 편이나 출간한 중진 작가이다. 하지만 작고한 지 40여 년이 지났고 35여 년 동안 다작의 소설과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를 통해 성실히 직분을 이행한 작가 최인욱에 대한 문학사적 평가는 소홀하기 그지없었다. 제대로 된 논문이나 비평문 하나 발견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문학사에서 작가의 이름조차 확인할 길이 없는 것이다.
최인욱의 작품 활동은 크게 세 단계로 나누어볼 수 있다. 한국적 토속성과 서정성을 감상적 어조와 낭만주의적 색채로 보여준 초기 단편, 전쟁으로 인해 도덕과 사랑의 진정성이 훼손된 가운데서도 삶의 의미와 생명의 윤리를 지키며 다음 세대를 희망하는 대중소설과 전시문학, 마지막으로 당대의 풍속을 세밀히 재현한 장편 역사소설이 그것이다. 또한 연애소설, 역사소설, 탐정소설, 아동문학, 비평, 시, 수필 등 다채로운 장르를 넘나들며 작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장르적 변화와 교섭을 시도했다.
『최인욱 소설 선집』을 통해 늦게나마 작가의 중요 작품을 소개하는 작업은 단지 잊히고 왜곡된 무명의 작가를 발굴하는 차원을 떠나서 한국문학사를 풍요롭게 하는 일이자 성실히 임무를 수행한 작고문인에 대한 정당한 예우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