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체는 어렸을 때 아버지의 등쌀에 떠밀려 스키를 타다 추락 사고를 당했다. 그후 다리를 절게 되었고, 먹는 걸 거부하여 자신의 몸을 더욱 망가뜨림으로써 삶에 복수한다.
마티아에게는 정신지체 장애를 가진 쌍둥이 여동생이 있었다. 여동생을 돌보느라 학교에서 늘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마티아. 처음으로 반 친구 생일파티에 초대된 날, 단 한 번 여동생을 곁에서 떼어놓았을 뿐인데, 여동생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그후 그는 자신의 몸에 생채기를 내지 않으면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게 되었다. “마티아는 세상을 거부하는 마음으로, 알리체는 세상에 거부당하는 기분으로” 그저 흘러가는 시간을 견딜 뿐이다.
열다섯 살 때, 학교 복도에서 처음 만난 순간부터 두 사람은 서로의 고독을 알아보고 이해하지만 수년간 두려움과 망설임, 그리고 무위와 침묵으로 이루어진 우정의 선을 넘지 못한다. 알리체가 9년 만에 쓴 엽서 한 장에 이끌려 마티아는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온다. “그 오랜 세월 동안 돌아오라는 신호만을 기다려온 것처럼.” 알리체는 끝끝내 마음을 열지 못한 채 남편을 떠나보냈고, 마티아는 타국의 도시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후에도 사람들과 교류하길 거부하고 수학 연구에만 몰두해왔다. 하지만 서로의 존재를 망각하려 애쓴 그 지난한 시간을 결국 무(無)로 돌리며 두 사람은 다시 한번 서로를 찾는다.
『소수의 고독』은 두 남녀의 기나긴 사랑에 관한 소설이다. 또한 어린 시절의 비극 이후 20여 년간 고독 속에 스스로를 가두고 살아가던 두 남녀가 결국은 트라우마를 딛고 일어서는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성장의 순간은 깨달음과 함께 온다. 마지막 순간, 알리체와 마티아는 깨닫는다. 사랑의 부재가 고독의 원인이 아니므로, 사랑이 고독으로부터 자신들을 구원해줄 수 없음을. 아무리 간구해도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 있음을 두 사람이 수긍한 순간, 그들에게 고독은 고통이 아닌 자유가 된다. 소설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그가 각본 작업에 참여한 동명의 영화는 2010년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후보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