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시기, 세 아이를 통해 이야기하는 고통과 회복의 이야기
전쟁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1947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유난히 춥고 길었던 겨울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세 아이의 우정과 사랑, 만남과 이별 이야기이다. 이 책은 많은 2차 대전을 소재로 한 소설과는 다르게 전쟁의 참상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전쟁으로 가족을 잃었다는 공통점이 있는 세 아이들의 마음속에 새겨진 상처에 눈을 돌린다. 아이들은 가슴 깊이 응어리진 아픔을 서로에게 털어놓으면서 친구가 되고 사랑에 눈떠 간다. 아이들은 서로에게 의지한 채, 마음속과 세상의 얼음이 녹아내리기를 함께 기다리고,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봄이 찾아온다.
이 책은 상실에 대한 이야기이며 또한 상실의 고통에서 벗어나 희망을 끌어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책의 아이들 토마스, 츠반, 베트는 상처를 털어놓으면서 친구가 되고 서로를 치유한다. 또한 작가는 아이들의 겉으로 보이는 재잘거림과 발랄함 속에 숨어 있는 고통을 절제된 표현법으로 표출하고, 아이들의 일상과 심리를 담담하게 서술하는 우회적인 방식으로 전쟁에 대해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