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선純善한 자연과 하나 된 호서사림의 기풍을 지닌 시인, 육근상
육근상의 세 번째 시집 『우술 필담雨述 筆談』이 솔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우술에 살며 보았던 흔적들을 서정적인 필담으로 그려낸 이번 시집에서는 서사를 담고 있는 산문시의 매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의 시에는 다양한 구어체 충청도 언어가 지닌 내면적인 해학과 사물과 인간의 서정이 하나로 융합되어 발화하는 특성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이 시의 텃밭인 우술 지역은 금강 물줄기를 따라 전라도에서 충청도로, 호서에서 영서로 이어지는 곳이다. 또한 백제시대의 접경지역으로 나라의 흥망성세를 다투어 싸웠고, 근·현대에도 숱한 사연을 담고 있는 곳이다. 육근상 시인은 그곳에서 나서 젊은 시절 동안 그곳에서 살았고 지금도 그 인근에서 살아가면서 그의 가슴 속에 남아 있는 온갖 기억들은 그리움으로 남고, 생채기로 남아 결코 지울 수 없는 흔적이 되었다. 이러한 토착민으로서의 깊고 진한 정서와 그곳의 물정과 풍정이 그의 시의 주요 소재가 되었다. 시의 바탕을 시인 자신의 삶에서 찾는 자재연원의 시는 독자적인 시적 진실성으로 발현된다. 또한 시적 진실성은 이러한 자기 삶의 진실에 충실하려는 시적 태도에서 나오게 된다. 육근상 시인의 시는 삶의 진실을 바탕으로 두며 비유의 진실과 깊이 또한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