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그 자체의 아름다움에 대한 경이감,
이들이 영감을 불어넣어준 새로운 생명관에 대한 경이감,
이 이중의 경이감을 강렬하게 써내려간 스티븐 제이 굴드의 역작
『원더풀 라이프』는 스미소니언 연구소장, 국립과학아카데미와 미국과학진흥협회 회장을 역임한 지질학자이자 과학행정가 찰스 두리틀 월콧이 캐나다 로키산맥 사면(斜面)에 있던 버제스 혈암에서 캄브리아기 대폭발로 불리는 놀랄 만큼 이질적인 생물들의 신체 설계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연체성 화석들을 대량 발굴한 극적인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굴드는 이 화석들에 대한 월콧의 전통적인 해석이 이후 세 명의 고생물학자에 의해 뒤집히는 과정을, 그 자신이 버제스극(劇)이라고 부른, 5막에 걸친 흥미로운 지적 드라마의 형식으로 재구성해낸다. 이 드라마를 통해 굴드는 우리가 생명의 역사, 특히 진화에 대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이 얼마나 잘못된 허위의식인지 밝히려 애썼다.
굴드는 월콧이 왜 그렇게 버제스 혈암에서 발견된 새로운 생물의 화석들을 현쟁 분류구조에 억지로 추가하려 시도했는지 분석하면서, 우리에게 과학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균형적인 인식으로 나아갈 것을 제안한다. 1장에서는 도상(圖像, iconography)이라는 파격적인 장치를 통해 버제스 혈암이 도전하게 될 전통적인 태도들을 수정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한다. 2장에서는 초기의 생물 역사에 관한 배경설명에서 빠질 수 없는 재료인 화석기록의 본질에 대한 설명, 그리고 버제스 혈암 자체를 위한 특별 무대장치를 제공한다. 3장에서는 초기 생물에 대한 우리들의 개념이 바뀌는 엄청난 변화과정을 하나의 드라마로 시간적인 순서에 따라 써내려간다. 마지막에는 이 이야기 자체에 의해 부분적으로 도전되고 수정된 진화이론의 일반적 맥락 속에 바뀐 역사를 배치해보고 있다. 4장에서는 찰스 두리틀 월콧이 그 대발견의 의미와 본질을 이해하는 데 왜 그토록 철저히 실패했는지 파악하려고 시도하면서 그의 정신과 시대적 배경을 탐색한다. 그러면서 우연성으로서의 역 사라는 사뭇 다르고 상반된 역사관을 제시한다. 5장에서는 일반적인 주장이자 핵심적인 일화들의 연대기라는 양 측면에서 이 역사관을 발전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