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정치철학자인 카를 슈미트는 이 책에서 토론과 공공성/공개성에 대한 신념인 자유주의를 민주주의와 대립되는 것으로 파악한다. 그는 일관되게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사이의 적대성을 주장하고 있는데, 이 주장 역시 오늘날 좌파와 우파의 이론가들에게 많은 쟁점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민주주의가 법치주의로 환원되는 경향을 보이면서 기능부전에 빠진 민주주의, 즉 대의제적 민주주의 및 법치주의로 협애하게 축소된 민주주의에 대하여 시민들의 직접적인 정치적 행동과 참여의 가치를 전면적으로 부각시키는 현상이 등장한다.
촛불시위 등과 같은 시민들의 정치적 행위의 분출을 둘러싸고 우리 사회에서도 직접민주주의냐 아니면 정당정치의 활성화 등을 강조하는 대의제냐 둘러싸고 큰 논쟁이 존재했는데, 이런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도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사이의 화해불가능한 적대성을 주장하는 슈미트의 이론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슈미트의 이론이 보수적이고 민주주의의 위험성을 제어/제어하고자 하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보수적 색체를 띠고 있음을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