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쟁이 어릿광대의 말』은「분게순주」 1923년 1월호부터 1925년 11월호까지 발표된 아포리즘 형식의 글 모음집이다. 이 작품에 나타나 있는 아쿠타가와의 관심사는 냉철한 자기 평가에서부터 가족, 일상생활, 취미, 연애, 처세술, 사회, 정치, 문화, 예술에 이르기까지 실로 전방위로 펼쳐져 있다.
아쿠타가와가 활동했던 시기의 일본은 근대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 서양의 문물과 자본주의 제도를 신속히 받아들였으며, 서구 열강과 마찬가지로 부국강병의 깃발 아래 식민지 개척을 위한 침략 전쟁도 불사하였다. 이 과정에서 자본주의가 정착되는 만큼 필연적으로 빈부 격차라든가 실업 같은 사회 문제가 일본 국내에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아쿠타가와에게서 삶의 불안, 사회의 부조리, 정치적 억압감, 권력에 대한 조롱, 군국주의와 제국주의 비판, 가난한 민중을 향한 관심, 냉소적인 연애관, 예술에 대한 집착, 개인적 이상과 주어진 현실 사이의 괴리감에서 빚어지는 자아의 갈등과 번민을 읽을 수 있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하다. 말하자면 ‘난쟁이 어릿광대’란 왜소화된 작가 자신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풍자와 해학으로 답답한 현실에 대항하고자 하는 반어나 역설적인 표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