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군이 가야사를 불태운 실제 역사 바탕으로 한 팩션
『명당』은 장동김문(안동김씨)이 호령하는 세상을 바로 잡으려는 흥선군과 장동김문에게 가족을 잃은 천재 지관 박재상의, 세도가를 향한 복수극 이야기다. 실제로 이 소설은 대원군이 고찰 가야사를 불태우고, 그 터에 아버지 남연군의 묘를 이장한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땅(명당)이 어떻게 권력의 도구로 욕망에 눈먼 자들을 사로잡고 파멸시키는지, 절묘한 상상력을 발휘한 작품이다.
소설에서 덕산현 가야사 본당 보웅전은 이 나라 최고의 명당으로, 두 임금을 배출한다는 ‘이대천자지지’의 기운이 서린 땅이다. 이 명당을 차지하기 위해 세도가 김좌근, 김병기 일파와 흥선대원군, 박재상이 치열한 아귀다툼을 벌이며, 클라이맥스로 치닫는다.
현재도 명당은 많은 사람들에게 유효하다. 미래의 풍요를 바라는 욕망이 존재하는 한 명당의 수요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높은 사람은 대를 이어 명당을 쓰니 자자손손 잘 먹고 잘살고, 천출들은 평생 명당 근처도 못 간다. 땅이 아무리 좋아도 들어갈 임자가 있고, 복을 받는 이가 정해져 있다. 그것이 박재상이 생각하는 ‘땅’의 한계였다. 그리고 작가는 땅에 집착하는 순간, 몰락이 준비되어 있다는 걸 박재상의 기구한 인생사를 통해 보여주고 싶어 했을 것이다. 그런데 ‘땅’이란 것은 정말 인간의 운명을 바꿔놓는 것일까? 그 물음에 대한 명쾌한 답이 소설을 읽고 난 뒤에 당신의 마음속에 떠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