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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이 끄집어낸 고종석의 속엣말
글쓴이
고종석 외 1명
출판사
삼인
출판일
2018년 9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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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고종석

간결하면서도 냉철한 글로 유명한 고종석은 이 시대 유명한 저널리스트이다. 1959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과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에서 언어학 석사,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학교 교육을 통해서 법학과 언어학을 공부했지만 문학이나 저널리즘에 관심을 가진 그는 24세에 한 영어 일간지의 기자가 된 이 후 지금까지 직업적 저널리스트 생활을 해 왔다. 좋아하는 작가는 애거서 크리스티, 에릭 시걸, 존 그리셤 같은 영어권의 대중 소설가이고, 저널리즘에 대한 취향이 까다로운 그가 선택한 신문은 르몽드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정도이다.

그를 정서적으로 압도한 최초의 책은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눈물을 훔쳐내며 읽은 심훈의 『상록수』이며, 그를 지적으로 압도한 최초의 책은 고등학교에서 내쳐져 자유롭던 열 일곱 살 때 골방에서 담배 피우기를 익히며 읽은 노먼 루이스의 『워드 파워 메이드 이지』다. 그는 자신의 문체에서 에릭 시걸과 김현과 복거일의 그림자를 발견하고, 자신의 생각에서 칼 포퍼와 김우창과 강준만을 느낀다.

[코리아타임스], [한겨레신문], [시사저널] 등지에서 스물 두 해 동안 기자 노릇을 한 그는 2005년 봄 [한국일보] 논설위원직을 끝으로 '출근하는 직장인'의 멍에와 명예에서 벗어났다. 현재 도서출판 개마고원 기획위원으로 있다. 나이에 걸맞은 가장 노릇을 못하며 살아온 터라, 그는 더러 자신이 객원남편, 객원아비, 객원자식이 아닌가 생각한다. 문득 자신을 객원한국인이나 객원인류로 여길 때도 있다. '객원'의 비정규성과 느슨함이 베푸는 자유의 감촉을 그는 무책임하게도 흐뭇해하는 편이다. 언젠가 페르시아어로 '루바이어야트'를 읽어보는게 꿈이다. 특별히 집착하는 기호품은 디스 플러스 담배와 붉은 포도주와 아스피린이다.

지은 책으로는 사회비평집 『서얼단상』, 『바리에떼』, 『자유의 무늬』, 『신성동맹과 함께 살기』, 『경계 긋기의 어려움』, 문화비평집 『감염된 언어』, 『코드 훔치기』, 『말들의 풍경』, 한국어 크로키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 『어루만지다』, 『언문세설』, 『국어의 풍경들』, 역사인물 크로키 『여자들』, 『히스토리아』, 『발자국』, 영어 크로키 『고종석의 영어 이야기』, 시 평론집 『모국어의 속살』, 장편소설 『기자들』, 『독고준』, 『해피 패밀리』, 소설집 『제망매』, 『엘리아의 제야』, 여행기 『도시의 기억』, 서간집 『고종석의 유럽통신』, 독서일기 『책 읽기, 책 일기』, 에세이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 등이 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이게 다예요(C'est tout)』, 『어린 왕자』를 우리 말로 옮겼다. 주저主著 『감염된 언어』는 영어와 태국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책 소개

분야에세이
희유한 우정이 빚어낸 대화, 밖으로 나온 속엣말

이 책은 ‘서얼’로 표상되는 소수자의 눈을 지닌 작가 고종석과 그의 삼십년지기 친구인 시인 황인숙의 대화다. 오랜 시간 벗으로 서로를 이해해 온 황인숙 시인의 눈과 입을 빌어, 주류에 편승해 안전하고 편안한 길을 가기보다 비주류로 자발적 소외를 감행하고 있는 문제적 지식인의 허심탄회한 속내를 들여다 볼 수 있다. 낡은 진영논리가 수명을 다하고, 개인과 공동체의 번영과 생존을 위해 모든 면에서 제3의 길을 모색해야 하는 이 지점에서 다양성과 소수성의 존중은 필수적이다. 왼쪽도 오른쪽도 아닌 어느 중간, 붉은색도 푸른색도 아닌 회색이 정치사회적 제도뿐만 아니라 한국사회라는 생태계의 건강한 균형을 위해서도 필요한 시점이다. 이 책을 통해 성숙하고 관용적인 사회로 도약하는 데 가늠자가 되어줄 지식인 발언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세상에 척진 것도 모난 것도 없는 ‘고양이 시인’ 황인숙과 세상에 까탈스럽고 문제 많은 고종석은 동년배에 성별을 넘어선 삼십년지기다. 맨 무릎을 맞대고 앉은 채 뇌출혈 후유증 이야기와 담배 끊으라는 잔소리가 오가고, 어린 시절 소년잡지 이야기에 순간 그 시절로 함께 돌아가는 영락없는 절친이다. 같은 시대를 살아온 두 사람의 자잘한 일상과 관심사를 따라가다 보면 편안한 친구들의 평범한 수다를 듣는 것 같다. 그러나 세상 다정한 누이처럼 속속들이 헤아려주는 친구 황인숙이기에 남들은 선뜻 하기 어려운 질문도 가능하다. 책에서는 수년 전 경향신문에 게재한 ‘절필선언’에서부터 신영복 선생의 부고를 듣고 SNS에 남긴 소감과 그 뒷이야기까지, 황인숙이라는 친구 앞이기에 더 솔직하고 가볍게 털어놓을 수 있는 고종석의 속 이야기가 펼쳐진다.

모든 것을 빠르고 간편하게 처리해주는 문명의 이기로도 아직 대체 불가능한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일 것이다. 두 사람의 대화에서는 오랜 시간 정성들여 가꾸었기에 무르익은 우정의 깊이와 향기가 느껴진다. 부서진 마음, 조각나고 단절된 일상 속에서도 우리 자신을 잃지 않을 거울이 되어줄 친구, 다 포기하고 싶을 만큼 우울한 날에도 솔직하게 기댈 수 있는 친구, 그런 친구와 나누는 밥 한 끼, 차 한 잔이 있어 삶은 견딜 만한 것인지도 모른다. 모두가 소박하지만 확실한 행복(소확행)을 갈망하는 시대, 그만큼 삶을 생기있고 윤기나게 해주는 것이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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