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강원작가]로 등단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서이령 시인의 첫 번째 시집.
등단 10여년 만에 펴내는 시인의 첫 시집 『오래된 맑음』은 투명과 불투명을 교묘하게 연결하며 삶의 맑음으로 도달하는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 견고한 연결 속에서 시인은 이 여정의 중계자를 자처하여 다양한 풍경을 건져 올리기도 한다. 이 시집은 투명하게 태어났으나 불투명하게 자라날 수밖에 없었던 인간사(人間事)의 둘레를 들여다볼 수 있는 맑은 창을 닮았다.
시집 해설을 쓴 고영 시인은 “첫 시집에서 가치로서‘맑음’에 대한 지향을 분명히”하는 점을 짚어내며 시계(視界)와 심성(心性), 전망이라는 세 층위로 구분하여 시집을 면밀하게 읽어나간다. ‘맑음’을 재정의 하는 시인은 철저하게 투명한 시각이나 자세를 갖고자 스스로 채찍질해 왔음을 여러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긴장을 떼어내고 편히만 살아간다면/차라리 죽는 것만도 못할 겁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하는 시인의 시를 통해 우리는 느슨해질수록 불투명해지는 삶의 반경을 더듬어볼 수 있다. 오래된 맑음이라는 것이, 가까운 미래의 불투명함을 스스로 닦아낼 수 있는 용기처럼 읽히기도 한다. 오랫동안 곡진히 자라온 시인의 시들이 말해준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