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세 개의 가치 모델이 경쟁 중이다. 노동 가치와 재산권에 기초한 산업자본주의, 지배력을 키워가고 있지만 그 안에는 파괴의 씨앗을 품고 있는 인지자본주의, 새롭게 부상 중이지만 완성되기 위해서는 이행 계획을 필요로 하는 P2P 생산 모델이 그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공유지를 지향하는 성숙한 P2P 생산 모델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자본의 코뮤니즘이 아닌 공유지(Commons)를 위한 자본을 만들 것인가? P2P 이론가이자 활동가인 두 저자는 지구 곳곳에서 이미 일어나고 있는 실천들로부터 지구적 공유지 지향 정치경제로 가기 위한 이행 계획을 길어 올린다. 이는 자본주의의 내부에서 자본주의를 넘어서기 위한 제안이다.
P2P 생산은 자본주의 내부에서 출현한 진보이지만, 진보적인 사회운동에 연결시킬 필요가 있는 탈자본주의적 측면도 지니고 있다. 오늘날 지배 시스템은 지속이 불가능할 정도의 위기에 처했다. 기술-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점에 선 우리는, 자본의 축적을 반드시 공유지의 순환으로 대체해야만 한다.
『네트워크 사회와 협력 경제를 위한 미래 시나리오』는 길이가 그다지 길지 않은 책임에도 새로운 생산양식과 가치 모델로 이행하기 위해 생각해 보아야 할 중요한 요소 대부분을 건드리고 있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맑스주의와 슘페터리안의 시각을 통합하여 기술-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점’을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중반부에서는 구글, 페이스북, IBM, 에어비앤비, 킥스타터 등의 잘 알려진 플랫폼 기업들이 어떤 가치 모델을 따르고 있는지를 한눈에 그려 보이면서, 이들을 비판하는 동시에 그 내부의 대안적 가능성까지 짚어내고 있다. 책의 후반부에 저자들이 제시하는 이행 계획은 앞으로 새로운 가치 모델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굵직한 요소들을 짚어주고 있다. 특히 공유지를 지향하는 P2P 생산 가치 모델과 지역에서 활동하는 회복탄력성 공동체와 지식, 코드, 디자인 등을 주 대상으로 삼는 인터넷상의 지구적 공유지를 함께 다루는 것이 이 책의 특별한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