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대 중견 화가의 디지털 미술 ‘입문기’를 그린 『10cm 예술』. 1편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에서 ‘디지털’ 범위 안에서만의 작업을 시도했다면, 2년여 만에 나온『10cm 예술 2』는 전통적 회화와 디지털 그림의 경계를 허무는 색다른 작업을 시도하여 디지털 미술 세계로 한발짝 더 깊이 걸어들어간다.
이를테면 예전에 그렸던 유화들을 디지털 카메라로 찍어 그 위에 포토샵으로 새로운 작업들을 추가하는 식이다. 저자는 이렇게 해서 유화 캔버스의 은근한 질감 위에 삐뚤빼뚤한 마우스 터치와 현란한 색상을 덧입혀 자신만의 새로운 디지털 그림을 탄생시켰다.
어느날 찾아온 오십견을 계기로 ‘식물성’ 유화에서 ‘광물성’ 디지털 미술세계로 건너갔던 저자는, 이제 다시 ‘광물성’ 속에서 ‘식물성’을 불러들인다. 그의 작업에선 캔버스와 모니터, 붓과 마우스가 경계 없이 만난다. ‘컴퓨터’라는 도구가 그의 개성을 더욱 부각시켜 주는 것이다. 채도와 명도가 높은 찬란한 색채, 거친 마우스 터치의 느낌, 입체감 없는 가볍고 인공적인 느낌들이 작가의 반항기, 장난기와 한데 어울려 과감하고 유머러스한 느낌을 부각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