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거짓을 통해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힘,
현실주의적 허구성을 통한 세상 읽기
소설가 강동수가 세 번째 소설집『언더 더 씨』를 펴냈다. 총 일곱 편의 작품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집은 군더더기 없는 문체와 탄탄한 서사 구성을 통해 소설 양식이 감당해야 하는 공통의 가치를 창조하고 있다. 그것은, 사랑이 상실된 시대의 인간 초상으로 그려지기도 하고(「정염」,「치애」), 가족 공동체와 예술의 기능이 붕괴된 세태의 비극적 형상으로 극화되기도 하며(「가족소풍」,「알록달록 빛나는」,「지음소사이어티 전말기」), 사회적 참사를 마주하는 윤리적 슬픔으로 기록되기도 한다(「언더 더 씨」,「운수 좋은 날」). 이들 작품은 모두 소설가의 예민한 촉수에 의해 발굴된 이야기로, 동시대의 서사 형식이 보여줄 수 있는 ‘현실주의적 허구성’이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한다. 소설은, 지배질서의 견고한 의사소통체계 속에서는 가시화될 수 없는 세계의 부조리를 직시하고 해석할 수 있게 하는 문화적 계기가 된다. 이야기문학이 지금도 사회 참여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면, 그것은 낭만적 거짓을 통해 세계의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언더 더 씨』를 포함한 일곱 편의 작품은 이러한 허구적 진술의 역능을 재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