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비호 시인의 첫시집 『금강 순례』는 천리 물길을 두 발로 걸으며 강물을 따라 굽이굽이 흐르는 사람들의 삶과 역사와 수많은 생명의 이야기를 담아낸 금강의 보고서다. 발원지인 뜸봉샘에서부터 하구 둑까지 내려오며 속삭이고 재잘대고 신음하고 소리치며 흐르는 금강의 아픔과 희망을 고스란히 시로 살려냈다. 제1부 산그늘에 숨 쉬는 금강, 제2부 사람이 흐르는 금강, 제3부 내 맘에 흐르는 금강으로 구성하여 총 69편을 묶었다.
금강지킴이의 리더이자 함께한 인연으로 발문을 쓴 최수경(금강생태문화연구소 숨결 소장) 씨는 “금강 물결이 흘러 삶의 숨결이 되다” 라는 제목으로 이번 시집을 살피며 특히 시 「가창오리 군무」에서 “먹구름 비행군단 되어 이 모양 저 모양 묘를 부리다가, 요술램프로 들어가는 지니 마냥, 서천 앞 바다에 커다란 이불을 깐다” 는 서정성 깊은 탁월한 묘사는 가히 압권이었다고 말하고,
최교진 세종시 교육감은 이번 시집을 통해 “사람들 마음에도 강이 흐르고 마침내 몹쓸 둑이 터져 곱디고운 비단 강 반짝이는 물결에 아픔과 슬픔을 흘려보냈으면 좋겠다.”고. 죽어가는 금강을 살리기 위해 뛰어다니며 쉼 없이 기사를 쓰고 집마저 날려버리며 ‘금강 요정’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오마이뉴스 김종술 기자는 “시인의 글에서는 강 내음이 풍긴다. 옷깃을 스친 사람들. 발길을 붙잡았던 식물들. 커다란 눈을 더욱 더 크게 만들었을 동물들. 그가 만난 햇살까지 강물 되어 흘렀을 것”이라고 헌사하고 있다.
임시인은 4대강 사업이 시작되면서 고향의 젖줄이 우는 소리에 차마 등 돌릴 수 없어 금강지킴이가 되었는데, “어머니 품 같은 생명의 고향을 만나게 되었다”(시인의 말) 말한다. 천리 물길 발길이 머무는 곳에 이름을 묻고 가슴에 보듬으며 가진 치유와 성찰의 시간들. 우리 삶의 무게와 사랑의 힘을 아우른 시선들. 풍부한 생태감성을 순정하고 맑은 서정으로 승화한 이번 시집은 “늘 당연한 것이/ 꼭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신호탄이 날리는 날,/우리는/ 고개를 들어/ 터진 생명의 상처를 꿰매야 한다/ 막힌 숨통을 뚫어야 한다”(「다시 고개를 들어」) 는 그의 간절한 기도이기도 하다. 갖은 소용돌이 속에서도 바다로 향하는 강물처럼 더불어 숲을 이루는 우리 삶에 건네는 그의 ‘나침판’이기도 하다.
임비호 시인은 1964년 세종시 조치원에서 태어났다. 가톨릭 신부가 되고 싶어 공부를 하다가 중간에 진로를 바꾸어 고향인 세종시에 터를 잡고는 한겨레신문 조치원지국을 운영하면서 연기사랑 청년회 활동 중에 사회 변혁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2004년 지속가능개발이란 시대정신을 접하였다. 그래서 푸른연기21실천협의회 사무국장, 금강지킴이, 푸른세종21실천협의회 사무처장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하며 무언가 가슴에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연기문학 동인으로, 조치원문화원 이사로, 민예총 세종지부 문학분과장으로 활동하기도 하였으며 현재는 세종YMCA시민환경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세종지역 인터넷신문 [세종의 소리]에 ‘자연으로 본 세종’이라는 칼럼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