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생각과표현』에서 시인선으로 003 신규철의 시집 《낡은 의자에 앉아서》를 출판했다. 신규철은 2018년《시와정신》가을호시부문 당선으로 시단에 나왔다. 이번 그의 첫 시집 제목은 시집의 홀로그램이다. 시집에 실린 시의 제목들의 어휘를 분석하면 시집이 가는 길이 보인다. 『낡은 의자에 앉아서』의 제목은 시행에서 많이 가져 왔다. 모두 90여 어휘가 나온다. 동사가 10 어휘, 형용사가 4 어휘, 부사가 3어휘다. 나머지 73 어휘가 명사[68]와 대명사[5]다. 수사가 없는 게 특징이다. 대명사는 1인칭이 3회, 2인칭이 2회[그대, 당신] 나온다. 명사는 ‘버트런드 러셀, 원범, 뎅데이’ 등 인명과 ‘친구’ ‘여자’라는 일반 명사가 두 번 나온다. 이것만 놓고 보면 신규철의 관심은 나 보다는 대상을 향해 있다. 시간의 총칭어는 세월이 1회 나온다. 계절을 나타내는 명사는 겨울이 3회[겨울 2회, 11월 1회] 나온다. 하루 중에서는 저물녘[‘노을’ ‘어둠’ ‘일몰’]이 3회 나온다. 이렇게 보면 신규철의 시는 겨울과 어둠에 뿌리 내리고 있는 것 같다. 또한 『낡은 의자에 앉아서』의 공간은 [타협과 조화 공간]이 37.7%[23수], [독존 공간] 29.5%[18수], [사회 우위 공간]이 24.6%[15수]로 분포해 있다. [개인 사회 공간 갈등]이 4 수, [개인 공간 우위]가 1수다. [타협과 조화 공간]과 [사회 우위 공간]을 합치면 62%다. 사회의 중요성을 절대시한다는 점에서 요즘의 젊은 시들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내면 절대 공간]의 비중이 높은 이유는 사유의 깊이를 알려준다. 그의 시작(詩作)은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이었나를 치열하게 묻는데서 시작한다. 또 개인 우위와 사회 우위가 ‘1 수 : 15 수’인 점은 시인의 가치관이 어디에 있는가를 정확히 보여 준다. 그러면서도 사회 절대[획일] 공간을 지향하지 않는다. 그만큼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균형감이 있고 긍정적이다. 시인과 화자는 도플갱어(double goer)다. 전혀 다른 목소리도 내지만 역설이고 반어다. 동일시와 대립, 조화와 갈등은 동전의 양면이다. 『낡은 의자에 앉아서』는 시인의 일관된 삶을 진솔하고 돈후하게 조화시킨 품격 있는 시집이다. 시에 나타나는 그의 삶은 나를 지켜 우리를 세우고 세상을 밝히는 데 있었다. 그래서 그의 ‘낡은 의자’는 ‘권위, 전통, 소통, 교감, 배려, 지혜’의 의자로 재탄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