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을 둘러싼 진실 게임 또는 불편한 진실
핵무기의 위력을 실감한 인류는 서로 간에 여러 협상을 맺으면서 공멸을 피하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인다. 적대적 공범관계라고 부를 수 있는 균형과 견제가 시종일관 전개된 것이다. 하지만 핵의 평화적 이용에 대해서는 별 이견이 없었다. 특히 기후 온난화 등 세계적 차원의 위기가 도래하면서 청정에너지 원자력에 대한 신화는 꺼질 줄 몰랐다. ‘원전 르네상스’ 등으로 일컬어지는 핵에너지시대가 열린 것이다. 하지만 1986년 4월 26일 체르노빌 사고,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사고 등은 그런 인류의 낙관에 결정적인 쐐기를 박았다. 인재든, 자연재해든,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사고는 느닷없이 닥쳐올 수 있고, 그 결과는 예측이 불가능한 것이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병들고 죽을지,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어갈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그 영향력이 언제까지 미칠지에 대해서도 누구도 답할 수 없었다. 더 이상 핵무기와 핵에너지가 선악의 대표가 아니라, 공포와 경악 자체가 된 것이다. 인류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이제 경우 반성과 성찰의 지점에 들어선 것이다.
이 책은 70여 년 핵의 역사, 곧 핵의 세계사를 미국, 소련, 중국, 남북한 등이 대표주자로 나서서 얽히고설킨사건과 인물 중심으로 명쾌하게 재구성했다. “인류는 핵 때문에 평화로워졌는가, 전쟁의 공포로부터 자유로워졌는가, 에너지난에서 해방되었는가.” 그 모두에 대해서 저자는 단호히 “아니요”라고 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