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야 어떤 자리에서 어떻게 손을 내밀든
시 때문에 나는 가난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대표 ‘섬 시인’ 이생진 구순 특별 서문집
첫 시집 『산토끼』부터 서른여덟 번째 시집 『무연고』까지
시집과 시화집, 시선집, 산문집, 편저 48편
1955년부터 현재에 이르는 시인의 행보를 망라하다
대표작 『그리운 바다 성산포』로 40년 넘게 꾸준히 사랑받으며 2001년 제주특별자치도 명예도민이 된 시인. 성산포 오정개 해안에 세워진 ‘그리운 바다 성산포’ 시비공원의 시인. 『먼 섬에 가고 싶다』로 윤동주 문학상을 수상하고 『혼자 사는 어머니』로 상화 시인상을 수상한 시인. “섬사람들은 미역 캐고, 나는 시를 캔다.”고 말하는 이생진 시인이다. 우리나라 대표 ‘섬 시인’, ‘바다 시인’으로 1955년 첫 시집 『산토끼』를 비롯하여 그동안 출간된 시집만도 38편, 그 밖에도 시선집 3편, 시화집 4편, 산문집 2편을 펴냈다. 그동안 시 또한 연필에서 펜으로, 만년필에서 볼펜으로, 워드, 이제는 컴퓨터로 쓰게 된 세월의 흐름. 시가 곧 시인의 삶 그 자체이며 그야말로 ‘시와 산’ 시인이 올해 구순을 맞았다. 이생진 구순 특별 서문집 『시와 살다』는 구순이 된 지금도 열정적으로 시를 쓰고 낭송하는 시인 이생진의 삶 그 자체를 담아낸 서문집이다.
섬을 떠돌며 시를 써온 시인은 자신의 시를 ‘발로 쓴 시’라고 말한다. 책상머리에 앉아 쓰는 시보다 걸어 다니며 쓰는 시가 더 시답다는 것이다. ‘발로 쓴 시’는 지금 읽어 보아도 그때 그 실감이 난다고 한다. 평생 쓴 일기와 화첩, 메모지를 빠짐없이 간직하고 있을 만큼 시인은 “기록하는 습관은 뇌신경을 깨우는 값진 보물”이라고 말한다. 시인은 작품의 서문과 후기에는 그 책의 내용과 의도를 충실히 담아야 한다고 생각해 48편 모든 작품에 서문 또는 후기를 써왔다. 그때 그 책을 내던 그 순간의 느낌과 감정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기록이 『시와 살다』 한 권 책에 묶였다. 『시와 살다』는 이생진 시인의 자서전과도 같은 작품이다. 이생진 시인은 “나는 자서전을 쓰지 않을 것이다. 자서전이 필요 없다. 이 책이 내 자서전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와 살다』는 단순히 시인이 그동안 펴낸 작품의 서문과 후기를 모은 문집에 그치지 않는다. 그의 작품에는 그의 삶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가 있고, 우리 자연의 아름다움이 있다. ‘언어나 기교에 신경 쓰지 않고 옹달샘에 고이는 물을 퍼내어 쓰듯’ 쓴 시인의 시혼(詩魂). 그 이면에는 시인의 삶 그리고 삶의 질곡까지 기쁨으로 맞아들이는 시에 대한 고마움, 시인이 느낄 수 있는 행복이 넘쳐흐른다. 이생진 시인의 시만큼이나 담백하고 쉬우며 보편적이고 아름다운 그때 그 기록이 독자를 섬으로, 바다로, 고독한 행복 속으로 데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