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과 학습이 만난 자리, 노동야학
도서출판 따비의 신간 『노동야학, 해방의 밤을 꿈꾸다 - 노동과 학습은 어떻게 만나는가』는 실제 노동야학의 현장에서 더 나은 노동과 교육을 고민하던 한 실천가, 연구자의 여정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물론 한국 야학夜學은 “1890년의 세천야학교, 광흥학교를 야학의 시초로 보며, 1907년 마산노동야학에서 처음으로 ‘노동야학’의 명칭을 찾을 수 있”(25쪽)는, “130년이 넘는 긴 역사와 다양한 내용을 가진, 한국 사회에서 가장 오래된 대중교육기관이며 민중을 위한 교육 형태”(24쪽)이다. 일제 강점기 아래 “민중에 대한 계몽을 독립운동이나 사회주의운동의 밑거름으로 삼고자”(25~26쪽) 시작한 지식인 중심의 활동이었다. 이러한 야학이 본격적으로 노동야학으로 전국에 들불처럼 번진 것은 1980년대였고, 그 이전의 불씨는 전태일 열사의 분신과 노동운동의 태동이었다.
이 책은 노동야학을 좀 더 두텁게 바라보기 위해 교육학적, 철학적 논의도 다루는데, 실제로 노동야학의 밑거름이 되었던 프레이리의 의식화 이론과 최근 민주주의, 노동과 학습에 대해 새로운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랑시에르의 ‘프롤레타리아트의 밤’과 관련한 내용이 그것이다. 이 책의 제목인 ‘노동야학, 해방의 밤을 꿈꾸다’ 역시 랑시에르에 닿아 있다.
랑시에르는 19세기 프랑스 혁명 이전 노동자들이 시인, 화가, 철학자와 같은 다른 무언가가 되기 위해 꿈꾸었던 것을 “프롤레타리아트의 밤Proletarian Nights” 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이 책은 배움을 열망했던 노동자들 이 (지식인들과 함께) ‘밤’에 ‘노동야학’에 함께 모여 학습하고, 토론하고, 자신의 문제를 풀어 나가려 했던, 새로운 ‘밤(또는 낮)’을 모색하기 위한 실천에 대한 기록이다. 여기서 ‘밤’은 노동자가 야학에서 학습했던 구체적 시간을 뜻하기도 하지만, 다른 ‘무엇’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오로지 자신을 위하고자 했던 시간, 공간, 행위에 대한 은유라고도 할 수 있다. (19~20쪽)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에서 소중한 것은 노동야학에 다니던 노동자 학생의 이야기를 복원해 낸 데 있다. 그 속에서 당시 노동, 교육, 사회의 면면을 되짚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