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시산맥] 신인상으로 등단한 지연 시인의 『건너와 빈칸으로』가 24번째 실천문학 시인선으로 출간되었다. 이 시집에는 상상적 초월에 이른 60편의 주옥같은 시가 실렸다. 『건너와 빈칸으로』는 묵음의 발화를 통해 타자화를 통한 자기 탄생의 계기를 능숙하게 포착한다. 새로운 존재의 나타남을 탄생이라고 할 때, 지연 시인에게 그 존재는 이전에 없던 것이라기보다 아직 존재하지 않은 어떤 것이다. 탄생의 후폭풍을 재치 있는 상상적 서사로 그려낸다는 점에서 지연 시인의 독자성이 드러난다. 『건너와 빈칸으로』는 “죽어서나 앞모습으로 사는”(「이편의 식사」) 우리들에게 던져진 새로운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