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시를 써가며 90이 되어 보라.그러면 지금의 나를 알게 될 것이니.”우리나라 대표 섬 시인 이생진의 서른여덟 번째 시집나이 90으로 가는 길목에서 쓴 일기와도 같은 시섬이 곧 삶인 우리나라 대표 섬 시인, 섬 방랑 시인 이생진. 3,000여 개 우리나라 섬 가운데 1,000여 곳을 다녀왔을 정도로 시인은 평생을 바다와 섬으로 향했다. 그렇게 탄생한 시집이 서른일곱 편. “시는 짧아서 그때그때 기억을 감당할 수 있으니 시 쓰기는 노령에 좋다”고 말하는 시인의 신작 시집 『무연고』는 서른여덟 번째 시집이다. “젊어서 섬으로 돌아다닌 탓에/팔과 얼굴이 검버섯 숲이다”(「병(炳)과 나」에서)라며 여든아홉이던 2017년, 나이 90으로 가는 길목에서 쓴 일기와도 같은 시를 엮었다.90이 되어 “인생 풀코스를 뛴 기분”이라는 시인이 신문을 읽고 산책을 하고 세 끼 밥을 먹고 서점에 가고 시를 쓰는 일상이 마치 일기처럼 시 속에 녹아 있다. 다짐하듯 “오늘의 치맛자락을 꼭 잡고 있어야 하겠다”(「오늘이 여기 있다」에서)고 노래하는 시인의 오늘이, 지나간 인생이 그리고 내일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시의 맛을 알려면 적어도 80은 넘어 살아야 한다”는 시인이 경험을 골라 진실한 언어로 쓴 시 여든한 편을 『무연고』에서 만날 수 있다. 사소하지만 편안하고, 따뜻한 정이 담겨 있는 그의 시는 세월을 거듭하며 보다 열정적인 소박미가 살아 숨 쉰다. 고독한 눈은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고,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들에 감동하며, 살아서 행복하고 살아서 고맙다는 것을 알 것 같다고 자신감 있게 말하는 이생진 시인. 그는 오늘도 밥 먹듯 시를 써가며, 제정신으로 걸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