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리얼 여고생 라이프”
함께라면 겁날 게 없던 시절,
우리들만의 자취 공화국을 위하여!
누구나 한 번쯤 다시 떠올려보는 고등학생 시절. 막막하고 힘들었던 그 시기를 생각하는 사람은 미소부터 빼문다. 그리 넉넉할 것도 없는 해야 할 것과 지켜야 할 것 천지였던 시절, 각자 모양도 방식도 다른 그때가, 왜 그럴까, 그저 그립고 또 그립기만 하다. 5권의 소설책을 통해 고유의 세계를 실현해온 소설가 구경미의 성장소설 『우리들의 자취 공화국』은 바로 이 시절에 대한 이야기이다. 1990년대 초. 갈래머리에 세일러 교복도 아니고, 버스카드를 충전하며 통학하는 시절도 아니다. 바로 코앞인 거 같은데 생각해보면 아득한 지금하고 별 차이도 없으면서, 또 엄청 다른 바로 그때. 그러니까 ‘고딩’이 아닌 ‘고등학생’ 시절.
『우리들의 자취 공화국』은 기존의 회고적 성격을 지닌 성장소설과 분명히 차별된다. 우선, 작가는 굳이 지금의 청소년들이 쓰는 말투나 단어를 흉내 내려 들지 않는다. 이 이야기는 작가의 고교 생활 시절을 배경으로 작가의 체험에서 기인한 까닭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 속에는 청소년들과의 눈높이를 과도하게 의식한 나머지 생기는 작위적인 설정도 어설프게 흉내 낸 청소년들의 행동 묘사도 없다. 너무 먼 때를 다루는, 그래서 동떨어진 감각이 아니라는 것도 이 성장소설의 특장점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들은 ‘가르치려는’ 쪽이 아니라 ‘반항하려는’, ‘스스로 생각하고 존재하려는’ 쪽에 서서, 세계를 본다. 함부로 무언가를 제시하지도 않고, 가치 판단을 내리려들지도 않는다. 그저 담백한 문장과 이야기 들로 청소년 독자들에게 같은 편이 될 뿐이다. 무엇보다 이 소설 속 가장 빛나는 지점은 솔직함이다. 이것은 ‘친구’라는 관계에 가장 중요한 덕목 아닌가. 그래서 이 책을 펼치는 순간 ‘이들’과 함께하게 되고, 책을 덮을 때 ‘이들’과 헤어지기 싫어 눈물마저 나온다. 저절로 미소 짓게 만드는 캐릭터들, 그리고 ‘큰 웃음’을 선사하는 사건들까지. 그야말로 속속들이 알찬 진정한 의미에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고등학생, 혹은 고등학교. 어른들은 왜 이 단어들에 감응하고 또 웃음을 짓게 되는 것일까. 이 책에 그 비밀이 담겨 있다. ‘함께라는 것’, ‘함께라는 것은 어떤 것도 무섭지 않다는 것’. 이것은 철저히 개인화된 이 각박한 사회의 문제의 해결책이기도 할 것이다. 지금, 우리의 친구들과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