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반짝임이 실은 아프디아픈 별의 속엣생피라고…”
1987년 스무 살 나이에 등단해 1996년 첫 시집 『불태운 시집』, 2005년 두번째 시집 『오리막』을 펴낸 유강희 시인. 13년이 지나 66편을 담은 세번째 시집 『고백이 참 희망적이네』를 펴낸다. 이번 시집의 해설을 맡은 문학평론가 고봉준의 진단처럼, 유강희 시인에게 시적 순간은 “‘빛’을 통해 도래한다. 물론 여기서의 ‘빛’은 광학적(optical) 현상과 무관하게 사물-대상에서 “제 몸안에 오래 가두어두었던”(「기러기의 최후」) 어떤 것이 흘러나오는 존재의 ‘발음’이다. (…) ‘빛=시’가 ‘문명’보다는 그것에 대한 성찰로서의 ‘자연’에 가깝다는 시론(詩論)으로 읽을 수도 있다”. 상기한 서시에서처럼 무심코 집었다가 내려놓은 돌에서 빛을 발견할 때, 가을 아침 나무 아래에서 발견된 매미 사체에서 빛을 발견할 때(「매미의 임종」), 개의 날카로운 이빨에 목덜미를 물려 죽어가는 기러기의 눈에서 반짝이는 것을 발견할 때(「기러기의 최후」), 겨울 산골짜기에서 잣 한 송이와 돌 한 개를 발견하고 마음이 반짝거림을 느낄 때(「잣과 돌」), 늦은 밤 시창작 교실에 모인 사람들에게서 빛이 느껴질 때(「밤의 시창작 교실」), 그리고 밤을 치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빛나는 밤의 종교”(「아버지가 깎은 건 밤이 아니야」)를 발견할 때. 지극히 일상적인 장면들이 시적인 장면으로 전환되며, 인간 삶의 생래적 비애를 넘어서는 ‘먼 데’로 우리를 잠시 데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