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에게 기본소득을!
경기도가 도입을 검토 중인 ‘농민 기본소득’에 대한 책이 나왔다. 저자 정기석은 그동안 농촌 마을을 살리는 여러 정책적 제언과 주장을 거듭해온, 농촌마을 살리기 운동가이기도 하다. 저자는 농민에게 기본소득을 왜 먼저 주어야 하는지 다음과 같이 간명하게 주장한다.
농민이 농사를 지어서 먹고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농업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농민은 현재 농업소득만으로 가족을 먹여 살리기 어렵다. 농민이 농촌에서 먹고살 수 없다면 어찌 되겠는가. 폐농, 이농으로 인해 생업이 막장으로 내몰리게 된다. 결국 도시빈민으로 전락해 사회적 문제가 된다. 결과적으로 농민의 이농이나 폐농은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의 문제, 국가의 문제로 확대된다. 70~80년대 질풍노도의 공업화, 도시화 시기를 거치면서 1000만 명의 생활난민이 몰려 살고 있는 수도 서울, 국민의 절반 이상이 몰려 사는 말기적 구조악의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6~7)
이 말은 사실 ‘농민 기본소득’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도시인들을 설득하기 위한 표면적인 이유이다. 그보다 더 깊은 이유는 이 책 전체에 골고루 제시되어 있다. 저자는 단순히 주의 주장만 말하지는 않는다. 먼저 기본소득이 무엇인지 소개한 다음, 한국의 농업의 실정과 역대 정부의 농업 정책은 곧 살농정책임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나아가 현재 진행형인 농업 정책이 어떤 허구에 기초해 있는지 검토하고, 농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지정하자고 한다. 왜냐하면 농업이란 생명산업이며 자본이 관여하면 기업도 죽고 농업도 죽기 때문이다.
기본소득을 말하면 언제나 따라 붙는 재원 문제에 대해서도 세세하게 그 대안을 제시한다. 이는 저자의 주관적 바람이 아니다. 기존에 있었던 연구를 기초로 하여 재원 마련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한다는 장점에 더해, 완전한 농민 기본소득으로 가는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가 농업으로 회귀할 수 있는지 구체적 의제를 던진다. 그것은 ‘병역특례 후계농업인 산업기능요원’의 확충과 ‘자립형 소농 10만 인 양성’ 같은 정책 제안으로 귀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