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십시오. 뭡니까?”
“질문의 법칙은 잘 알고 있을 텐데?”
두 팔과 두 다리를 제압당한 여자의 입에서 시건방진 대꾸가 작렬했다. 정말이지 때려 주고 싶은 여자, 만난 그날부터 폭력을 부르는 여자였다. 알고 싶은 게 뭐였더라?
“얼음강입니까?”
“네.”
자신의 바보 같은 질문에 대답해 준 여자에게 고마워해야 할 것이다. 이 무슨 멍청한 질문이냐. 얼음강이냐니. 차라리 네 이름이 제이 맞냐고 묻는 것이 훨씬 나았을 것이다.
“다 거짓이었습니까?”
움켜쥔 팔목이 얕게 파닥거렸다. 여자의 까만 눈이 잿빛으로 이글거렸다.
“그럼 진짜겠어요?”
울컥하고 무엇인가 그의 가슴을 차고 올랐다. 그는 여자를 거칠게 끌고 방문을 열었다. 밀회를 즐기고 있던 연인들이 기겁을 하고 몸을 일으켰다. 제법 호기롭게 소리치려던 남자가 그들을 아랑곳하지 않는 시드와 제이의 서슬에 밀려 연인을 달래며 옷을 챙겨 입고 슬금슬금 방을 빠져나갔다. 그러나 시드와 제이는 그들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고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남을 신경 쓸 상황이 아닌 것이다.
“열한 정 모두 가짜더군요. 잘 만들긴 했지만 내가 만든 오리지널을 따라올 수는 없죠.”
시드가 그녀의 손목을 으스러지게 잡으며 말했다.
“왜 카피는 열한 정만 만든 겁니까? 하데스가 당신 총이었다면 열두 정을 만드는 것이…….”
말을 채 끝맺기 전에 이를 악문 제이의 발이 그의 발을 세게 밟았다.
몹시도 험하게 구르지만 제 멋대로인 여자와 곱게 자랐는데 말려버린 남자의 화약냄새 풀풀 나는 러브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