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의 길을 더듬은 지리학자의 지구 여행 기록
이 책은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남태평양 뉴질랜드까지, 루시의 길을 더듬은 지리학자의 지구 여행 기록이다. 도대체 여행을 향한 우리의 목마름은 어디까지일까? 무엇이 이토록 우리를 떠나고 싶게 하는 것일까? 21세기를 살아가지만 우리 몸속에는 여전히 구석기 시대 유랑민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우리 조상은 호모 사피엔스(지혜로운 자)가 아닌 호모 위아토르(유랑하는 자)였을지도 모른다.
미야자키 마사카츠에 따르면 400만 년 전 아프리카 대초원에서 태어난 최초의 인류 루시는 100만 년 전 아프리카 지도 밖으로 걸어 나왔다. 길고도 긴 지구 여행을 시작한 것이다.
저자는 여행을 위해 지리학을 공부했고 지리를 위해 여행했다. 반평생을 지리학자로 그리고 여행자로 살았다. 초등학생까지 횡성과 평창이 저자가 알고 지내던 세상의 전부였다. 중학생이 되어서야 치악산맥을 넘었고 대학생이 되어서 서울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직접 돈을 벌게 되자 비행기를 타고 동해를 건넜다. 그리고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차례로 넘어 아프리카 사바나에 닿았다. 100만 년 전 루시가 세상을 향해 발을 내딛은 땅, 바로 그곳이다.
자연 지리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훔볼트는 ‘자연은 하나의 유기체이며 이는 통합된 전체’라고 했고, 국립 공원의 아버지 존 뮤어는 요세미티 계곡에서 자연이라는 1,000개의 창을 통해 신을 보았다고 했다. 저자에게 훔볼트는 멘토 그 이상의 존재였고, 뮤어, 소로, 다윈이 그랬듯이 훔볼트처럼 보고 생각하려 애썼다. 이 책은 그렇게 이어진 40년의 지리 여행을 12개의 창으로 들여다본 지리학자의 세상보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