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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석
글쓴이
오은 외 6명
출판사
현대문학
출판일
2018년 1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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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오은

등단한 순간과 시인이 된 순간이 다르다고 믿는 사람.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은 정말이지 열심히 한다. 어떻게든 해내고 말겠다는 마음 때문에 몸과 마음을 많이 다치기도 했다. 다치는 와중에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다. 삶의 중요한 길목은 아무도 시키지 않았던 일을 하다가 마주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니 오히려 그랬기에 계속해서 무언가를 쓰고 있었다. 쓸 때마다 찾아오는 기진맥진함이 좋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느낌 때문이 아니라, 어떤 시간에 내가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느낌 때문이다. 엉겁결에 등단했고 무심결에 시인이 되었다. 우연인 듯,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순간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무언가를 해냈다는 느낌은 사람을 들뜨게 만들지만, 그것을 계속하게 만드는 동력은 되지 못할 수도 있다. 글쓰기 앞에서 번번이 좌절하기에 20여 년 가까이 쓸 수 있었다. 스스로가 희미해질 때마다 명함에 적힌 문장을 들여다보곤 한다.

“이따금 쓰지만, 항상 쓴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살지만 이따금 살아 있다고 느낍니다.” ‘항상’의 세계 속에서 ‘이따금’의 출현을 기다린다. ‘가만하다’라는 형용사와 ‘법석이다’라는 동사를 동시에 좋아한다. 마음을 잘 읽는 사람보다는 그것을 잘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2002년 봄 『현대시』를 통해 등단했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시집 『호텔 타셀의 돼지들』,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유에서 유』, 『왼손은 마음이 아파』, 『나는 이름이 있었다』와 산문집 『너는 시방 위험한 로봇이다』, 『너랑 나랑 노랑』, 『다독임』이 있다. 박인환문학상, 구상시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작란作亂 동인이다.

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그의 시에서는 느낌이 닿을 수 있는 한계까지 가려는 섬세한 촉수가 감지된다. 같은 구절을 읽으면 언어가 닿을 수 없었던 막연한 느낌들이 가시적인 실체로 다가오고 몸속에서 운동하고 있는 알 수 없는 사건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상상하게 된다. 그것은 모호한 느낌의 영역에 가둔 채 끝내 모르고 지나갈 뻔한 나의 어떤 존재를 체험하게 하는 것 같다. 그것은 이름이 없어서 막연하게 뭉뚱그려 내면이나 고독이라고 불렀던 어떤 느낌들에게 붙여주는 구체적인 이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느낌 속에만 있어서 끝내 이름을 붙일 수 없는 수많은 사건들이나 현상들에게, “온몸에 꽉 채우고 싶은 말”(「론도」)로 이름을 붙여주는 일, 그것을 통해 존재를 확장시키는 일은 시가 할 수 있는 본연의 중요한 기능이 아닌가 하는 점을 안미옥의 시는 다시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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