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나이가 중년이다. 유아기와 청소년기 그리고 청년기를 지나고 있을때는 몰랐다. 결혼을 하고 아이가 하나 둘씩 생기고 가족을 이끌면서 알게 되었다. 삶이란 절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과 지나온 그 시간만큼 무게를 가진다는 것을. 나이가 들수록 삶의 무게는 더 무겁게만 느껴진다. 바쁜 일상속에서 하루를 정신없이 보내다보면 나로서의 삶은 그 무게만큼에 반비례해서 갈수록 더 찾아보기 어렵다. 나로서의 삶, 내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볼 시간도 여유도 가지기 어려울수록 오히려 갈증은 더 커져가는 것 같다.

'이제 당신의 삶을 살아도 괜찮습니다.' 책 표지에 등장하는 저자의 말 한마디가 가슴뭉클하게 와 닿는다. 저자의 말처럼 나로서 생각하고, 나로서 느끼고, 나로서 사는 삶이 가능할까? 어떻게 삶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덜어가며 좀 더 편안하게, 아니 정확히 말하면 좀 더 자연스럽게 살 수 있을까? 저자의 자연스러움의 기술은 무엇일까?

저자가 말하는 자연스러워지기 위한 첫번째 기술은 '가치'였다. 살을 이끄는 50개의 가치카드 중 저자가 제시한 방식으로 선택한 결과, 내가 선택한 중요한 가치는 '가족', '건강', '종교', '봉사', '성실', '조화'였다. 각각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보았다. 난 각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막상 그 가치의 중요도에 비례해서 그에 알맞은 실천을 하지 않았다. 좀 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가지고, 건강을 지킬수 있는 운동을 꾸준히 하며, 기도와 신앙생활에 집중하고, 이웃에 봉사하며, 맡은 일에 성실히 임하고, 이 모든 것들을 어느 한쪽으로 치우침 없이 조화롭게 해야겠다는 구체적 실천 사항들을 생각해 보았다.

저자가 말하는 자연스러워기지 위한 두번째 기술은 '신념'이었다. 내가 나 자신에 대해 가지고 있는 신념, 예를 들어 '난 ~ 한 사람이다'라는 것과 나 아닌 특히 가족에 대해 '아이는 ~이렇게 해야한다'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특히 자주 벌어지는 가족과의 기싸움(?)의 원인이 내가 가족에 대해 가지고 있는 잘못된 신념이 원인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진 신념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방법은 나 자신과 적당히 거리를 두며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심리학 용어로는 '관찰자 자기연습'으로서 이는 불교 수행의 '알아차림'과 상당부분 비슷해서 무척 흥미로웠다. 예를 들어 내가 지금 느끼고 기억하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나는 지금 ~하고 있구나'란 알아차림을 하는 것이었다.

저자가 말하는 자연스러워지기 위한 세번째 기술은 '욕구'였다. 내가 가진 욕구를 알아보고 존중해주는 것예를 들어, 나는 어떤 욕구를 가진 사람일까? 라는 것과 아내가 가진 욕구 그리고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욕구는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찾아보는 것이었다. 각자의 욕구는 모두 다르다는 것과 그 욕구 또한 존중해주어야 한다는 것,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나와 상대방의 욕구에 대해 역시 알아차림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었다.

저자가 말하는 자연스러워지기 위한 네번째 기술은 '감정'이었다. 역시 흥미로운 점이 내가 느끼는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감정이름표'였는데, 이 역시 끊임없이 나 자신을 객관화시키고 바라보며 관찰자로서 알아차림을 해야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내가 가진 감정을 알아차리고 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동안 내가 고민하고 있던 해답을 찾을수 있었다. 나 전달법으로 내 감정을 상대방에게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표현했는데 오히려 상대방과 어색해지거나 사이가 안좋아지는 경우였다.

저자는 이런 경우, 표정이나 말투, 행동 등 비언어적 메시지가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내 감정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그런 나 전달법은 효과가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내가 속상하다는 감정을 느꼈을때, 그 감정을 상대방에게 표현하는 경우, 내 감정과는 별개로 비언어적 메시지가 어울리지 않거나 화 또는 짜증에 가까웠다면 상대방은 내 감정을 부정적으로 해석해 버린다는 것이었다. 내 감정을 표현할 때는 비언어적 메시지와 일치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겠다.

저자가 말하는 자연스러워지는 마지막 기술은 '강점'이었다. 저자가 제시하는 50개의 강점카드 중 내가 선택한 강점은 '감사', '책임', '성실', '자아성찰', '신중', '배려'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와 가장 가까운 가족과의 관계를 많이 생각하게 되었는데, 내가 가족에게 지나치게 사용하고 있는 강점과 내가 가지고 있는 강점이지만 잘 사용하고 있지 않는 강점을 참고, 앞으로 내가 변해야 할 것과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을 찾고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제는 저자가 말하는 다섯가지 자연스러움의 기술을 익혔으니 하나씩 차근차근 실천해볼 차례다. 이제 시작인 셈이다. 어디서 읽은 누군가의 글처럼 진정한 독서는 책을 덮는 순간 시작되니까. 혹 바쁜 일상에 치여 기술을 잊어버릴지도 모르지만 그럴때면 다시 책을 꺼내어 읽어보고 실천하기를 포기하지 않을테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니까. 저자의 말처럼 실천을 통해 하나씩 하나씩 수정되어가면서 내 삶이 좀 더 자연스러워지기를, 내 삶의 무게를 조금 더 내려놓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에필로그에 실린 저자의 마지막 말 또한 가슴뭉클하게 와 닿는다. '다시 말하지만 한 번뿐인 인생. 그저 당신답게 살아가세요.'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