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게 숨긴 25년 전 살인, 누군가 그 비밀을 알고 있다.
빙카는 과연 어디로 사라졌을까? 사망했을까, 어딘가에 생존해 있을까? 경찰도 전혀 단서를 찾아내지 못하고 종결된 빙카 실종사건이 25년이라는 시간의 장벽을 뛰어넘어 다시 주목받는다. 빙카 실종사건의 전모를 알고 있는 누군가가 나타나 관련자들에게 은밀히 복수를 다짐하는가 하면 학교에서는 체육관 부지에 초현대식 다목적 건물을 짓기 위해 체육관을 허물기로 결정한다. 체육관 공사현장에 알렉시의 사체를 유기한 토마와 막심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결정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두 사람은 25년 전 꼭꼭 숨긴 비밀이 만천하에 드러날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토마는 빙카 실종사건에 대한 조사를 다시 시작하는 동시에 빙카가 어딘가에 반드시 살아있길 간절히 희망한다.
이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저마다 사랑을 이야기한다. 토마는 빙카를 사랑하고, 파니는 토마를 사랑하고, 빙카는 알렉시를 사랑하고, 안나벨은 프란시스를 사랑하고, 장크리스토프 선생은 드빌 선생을 사랑하고, 막심은 동성애자이다. 그들은 저마다 사랑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상대에 대해 깊이 이해하거나 정말이지 자신과 잘 어울리는지 보려하지 않는다. 남몰래 그려온 이상적인 여성상 혹은 남성상을 상대에게 투영시키고, 영원히 그 모습 그대로 남아주길 기대하는 마음을 과연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랑을 내세우지만 뒤틀린 욕망일 뿐이다. 살인과 사체유기, 끔찍한 복수극으로 이어지는 이 소설의 비극 역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이기적이고 그릇된 욕망에서 비롯되었다.
인간은 약한 존재이고, 주변에는 악마의 유혹이 차고 넘친다. 이 소설에 나오는 인물들은 악마의 유혹에서 벗어나는 한편 사랑하는 연인 혹은 자식을 지켜주기 위해 전쟁을 치르듯 살아간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토마의 아버지는 ‘삶의 현장은 어디나 전쟁터이고, 기본적으로 폭력적일 수밖에 없어.’라고 하고, 토마의 엄마는 ‘문명이란 불타는 혼돈 위를 살짝 덮고 있는 얇은 막에 불과해. 산다는 건 어차피 누구에게나 전쟁이라는 걸 잊지 마.’라고 한다. 이 소설을 읽고 나면 세상은 결코 말랑말랑하고 로맨틱한 곳이 아닐뿐더러 자기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내기 위해 잠시도 마음을 놓아서는 안될 만큼 위험한 곳이라는 섬뜩한 진단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소설에는 독특한 개성을 가진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며 깊이 있고 섬세한 심리묘사를 통해 인물들의 내면세계를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다.《내일》이후 기욤 뮈소는 뛰어난 스릴러 작가로 변신했다.《아가씨와 밤》은 기욤 뮈소 스릴러의 정점에 있는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누구나 사귀고 싶었던 그녀, 빙카가 사라졌다!
-《아가씨와 밤》 줄거리
1992년 12월, 코트다쥐르에 소재한 생텍쥐페리 국제고등학교 캠퍼스는 대다수의 학생과 교사들이 크리스마스 휴가를 맞아 고향으로 돌아간 탓에 텅 비다시피 했다. 수십 년 만에 최고의 적설량을 기록한 폭설과 한파로 학교는 온통 꽁꽁 얼어붙었고, 기숙사와 관사에는 대입 시험을 준비하는 몇몇 학생과 미처 고향으로 떠나지 못한 교사들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그 당시 학교에는 누구나 사귀고 싶어 하는 빙카와 철학 선생 알렉시가 서로 뜨거운 관계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빙카를 다시는 만나지 못할 이상형이라 믿어온 토마는 실의에 빠져 공부에 집중할 수 없는 지경이다. 빙카가 알렉시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토마와 가장 가까운 사이였다.
그날, 토마는 한동안 연락을 회피했던 빙카로부터 전화 연락을 받는다. 빙카는 몸이 아프니 빨리 기숙사 방으로 와달라고 한다. 토마가 기숙사 방으로 가보니 빙카는 실제로 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웠고, 임신 키트를 보여준다.
“난 원하지 않았어. 알렉시가 강요했어.”
빙카가 원하지 않은 임신을 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토마는 분노를 삭이지 못하고 교직원 관사로 알렉시 선생을 찾아가 무자비한 폭력을 가한다. 뒤늦게 가세한 토마의 친구 막심이 칼로 알렉시 선생을 찌르는 바람에 현장에서 사망한다. 학교의 체육관 건축공사를 맡고 있던 막심의 아버지 프란시스가 사체를 콘크리트에 섞어 벽속에 유기한다. 그 후, 25년 동안 그들이 저지른 범죄 행위는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었다. 다만 토마와 막심, 프란시스는 어두운 과거의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살아왔다.
2017년 봄, 생텍쥐페리고교는 개교 50주년을 맞아 ‘졸업생 홈 커밍 파티’를 개최한다. 작가가 되어 뉴욕에서 살아가던 토마는 코트다쥐르에 돌아와 25년 만에 고교 시절 절친이었던 막심, 파니, 스테판과 대면한다. 누군가 25년 전 은밀하게 숨긴 끔찍한 살인사건과 사체 유기에 대한 전모를 알고 있고, 토마와 막심은 최근 복수 위협을 받았다.
과연 25년 전 살인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날 저녁 실종된 빙카는 살아있을까?
토마와 막심은 복수를 노리고 있는 상대가 누군지 전혀 알지 못하는 가운데 25년 전 사건을 다시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들의 동급생이자 신문기자인 스테판도 25년 동안 빙카 실종사건에 대해 탐사해왔다. 경찰도 오랫동안 빙카 실종사건을 수사했지만 끝내 아무런 단서도 찾아내지 못했다.
토마는 치밀한 조사를 펼쳐가는 가운데 빙카 실종사건의 충격적인 실체를 마주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