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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진 길 따라 걸으며
글쓴이
박신애 저
출판사
북산책
출판일
2018년 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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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박신애

1938년 일본에서 태어난 이 시인은 간호사의 삶으로 세상에 첫 발을 딛고, 시인의 운명으로 자기 길을 건너온 사람이다. 1963년, 박목월 시인의 따뜻하고도 엄정한 호평을 받으며 문단에 이름을 올린 그는, 이후 삶과 언어를 한 몸처럼 껴안고 오래 걸어왔다. 도미 후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인류학을 전공하며 인간과 존재에 대한 질문을 학문으로 확장했고, 그 질문은 다시 시로 돌아와 한 권 한 권의 시집으로 깊어졌다.

『고향에서 타향에서』로 시작된 그의 시 세계는 『찬란한 슬픔』, 『언덕은 더 오르지 않으리』, 『엄마는 요즘 그래』, 『지평선』, 『너무 멀리 와서』, 『그리움의 그림자 따라』, 『물 그림자 유혹』으로 이어지며, 상실과 그리움, 시간과 존재를 응시하는 고유한 결을 쌓아왔다. 특히 평생 질문하며 매달려온 ‘존재’에 대한 사유를 기도처럼 낮고 깊게 풀어낸 『푸념 닮은 기도』와 『장미의 슬픔』에서는, 시인의 철학이 삶의 체온으로 스며들어 독자를 오래 붙든다.

10년간 정신병동에서 근무하며 마주한 인간의 연약함과 고통은, 그의 언어를 더욱 겸허하고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발표한 첫 정신병동 소설 『보랏빛 눈물』은 현대인의 정신질환에 대한 연민과 이해를 정직하게 그려내며 독자들의 깊은 공감을 얻었다. 사모곡 『血의 강』은 인생의 마지막 장을 넘기며, 고마웠고 사랑했던 어머니를 머지않아 다시 만날 것을 믿는 애절한 후회의 기도이자, 가장 개인적인 노래다.

책 소개

분야에세이
이 책은 인생의 마지막 챕터를 쓰는 한 시인이 자신이 살아오면서 느낀 소회를 자신이 어떻게 자신의 자리를 지켜왔고, 도대체 한치 앞을 알지 못하는 삶과 평생 그림자놀이 하듯 살아왔는지 자신의 일생을 반추해 보는 책이다. 기쁨과 사랑, 슬픔과 외로움을 깊게 가르쳐주고 가신 남편에게 바치는 글이기도 한데, 그런 의미에서 남편이 병환 중에 그린 그림을 책 표지에 담았다.

황혼의 길목에서 자신의 길에 뿌리내리고 자란 한 그루 나무 자신을 흔들어 보며 저자는 자신이 걸어온 여러 길을 만나게 된다. 영웅적이고 사랑스러운 소설의 주인공 Dorothy Gail 소녀가 캔사스 초원을 춤추며 지나가는 『Wizard of Oz』에서 보았던 길, 『Alice in Wonderland』에서 Alice가 지나가던 비밀이 가득 찬 길도 보지만, 결국 저자는 그런 길 말고 평범하기 그지없는 보통 사람으로 살아온 자신의 길에 서게 된다.
철없고 가난한 생각을 가냘픈 숨결로 잔잔한 ‘세월의 천 한 자락’에 한 뜸 두 뜸 담담히 수놓다보니 어느덧 천은 온통 슬픈 빛으로 물들어 버렸다는 저자, 그래도 저자는 자신의 인생길에 빨간 인주 묻혀 도장 찍듯 ‘이 세상 왔다가는 증표’를 남기고자 펜을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서서히, 조금씩, 어렴풋이 그리고 마침내는 통 채 보이기 시작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앞으로 가기보다 뒤로 가는 생각이 점점 많아지는 한 생명이 마지막으로 치닫고 있는 시점에서, 그 안에 숨겨진 슬픔과 눈물을 지금은 더욱 투명하게 알게 된다. 마음속에 불던 바람도 이상할 만큼 점점 잠잠해가고 작은 가슴에 화평을 받아들이는 관대함이 자리 잡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며, 때론 넘치게 행복하고 때론 넘치게 힘들었지만 그래도 자신은 순탄한 길 따라 살아온 길이었다고 긍정하기에 이른다. 이 시간은 ‘감사하는 마음이 가득 차는 시간’이라는 저자, 감수성 넘치는 아픔다운 시와 깊은 생각에서 우려낸 철학이 담긴 수려한 문체의 수필로 자신의 삶을 올곧게 인정하는 저자의 깊은 글은, 독자로 하여금 저자와 함께 사색의 창가에서 인생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깊게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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