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은 것과 살고 싶지 않은 것은 달라요
둘 사이의 공백을 견디는 게 삶이죠”
문학동네시인선 115 이용한 시집 『낮에는 낮잠 밤에는 산책』을 펴낸다. 1995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해, 첫 시집 『정신은 아프다』을 1996년에, 두 번째 시집 『안녕, 후두둑 씨』를 10년 뒤인 2006년에 펴냈으니 무려 12년 만이다. ‘등단 후 10년은 여행가로 떠돌았고, 이후 11년은 고양이 작가로 활동’했다 말하는 그. “돌아갈 곳 없는 이상한 방랑”은 그칠 줄 모르고, “삶은 복잡하지만 생존은 단순한 거”라는 ‘묘생’을 곱씹는 시에서 지난 삶의 흔적이 엿보인다.
총 4부로 나누어 담긴 55편의 시는 ‘인생’에서 시작해(1부 ‘불안들’), 2부의 ‘묘생’을 거쳐, 떠돌며 보고 느낀 허허로움과 충만함(3부 ‘코펜하겐’)을 지나, 또다른 시선으로 마주하는 삶-아닌 삶(4부 ‘조캉사원의 기타리스트’)으로 돌아온다. 떠도는 사람, 고양이를 지켜보는 사람, 시를 쓰며 삶을 살아가는 사람. 시인의 이러한 정체성은 독자로 하여금 세계를 이전과는 다른 속도감으로,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게 한다.